▲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
"이곳에는 위계가 존재하지 않아요. 주 출입구도 1층도 없고, 중요한 예술과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린 나머지도 존재하지 않죠."
나이마 키스 LA카운티미술관(LACMA) 교육·프로그래밍 부사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LA 중심부에서 열린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 개관 기념 언론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주 문을 여는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는 LA를 상징하게 될 건축물로 꼽힙니다.
2009년 건축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스위스 유명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5차선 대로를 가로질러 구름다리처럼 건설된 유선형 건물로,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 철근으로 이뤄졌지만, 각진 곳 없이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져 마치 유기체 같은 인상을 줍니다.
더 인상적인 것은 내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기존 미술관의 형식을 깨고 파사드(전면)도, 정문도 없는 독특한 형태를 내세웠습니다.
예술품이 모두 같은 층에 놓여 있어 위와 아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레슬러 패밀리 윙과 일레인 윈 윙에 두 개의 문을 두고 누구나 원하는 쪽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덕분에 정해진 입·출구나 관람 순서도 없습니다.
관람객이 자신이 원하는 입구로 들어와 갤러리를 자유롭게 유영하듯 즐긴 뒤 떠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이클 고반 LACMA 최고경영자(CEO)는 "위계가 없는 미술관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는 마치 공원을 거니는 것 같은 공간을 생각했고, 춤토르는 숲을 이야기했다.
어디든 거닌다는 아이디어는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큐레이션을 통해 시대나 작가, 형식에 따라 예술품을 분류하지 않고, 주제별로 여러 국가와 시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화병이 그리스 고대 도자기, 미국 동시대 작가의 도예품 옆에 한데 모여 놓여있는 식입니다.
조각과 회화는 물론이고 대형 양탄자, 가구, 자동차와 같은 공예품도 곳곳에 놓였습니다.
갤러리 통로에서는 행위 예술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고반 CEO는 "우리가 사는 LA는 모두 연결돼 있다. 그런 정신을 갤러리에도 담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작품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표 설치미술가 서도호가 엷은 직물로 구현한 실물 크기의 '자경전, 경복궁'이 배치됐고, 그 뒤편에 자리한 방에는 조선시대 신정왕후 조대비의 육순을 축하하는 가례도와 박서보, 이우환 등 현대 한국 추상화가의 작품이 함께 배치됐습니다.
말간 옥빛의 고려청자 여러 점이 파편과 함께 놓였고, 조선시대 분청사기도 전시됐습니다.
1950·60년대 서울의 풍경을 담아낸 한영수 작가의 흑백사진 여러 점도 벽면에 걸려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내외부에 대형 작품들도 배치했습니다.
내부에는 앙리 마티스의 '라 제브르'가 벽면을 가득 채웠고, 갤러리 외부에는 제프 쿤스가 흙과 꽃을 활용해 만든 대형 조형물 '스플릿-로커', 페드로 레예스의 조각 '트랄리' 등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는 오는 18일 파트너 회원을 대상으로 프리뷰 행사를 열고 19일부터 친선 회원을 시작으로 일반에 문을 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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