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미국-이란 중재로 급부상한 파키스탄
01:05 미국과 이란 설득한 일등공신은?
03:02 왜 파키스탄이 중재국일까?
1. 미국-이란 중재로 급부상한 파키스탄
지난 11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 도시가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바로 이곳입니다. 미국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300여 명의 대표단과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등 70여 명의 대표단이 모여 이란 전쟁 종전 협상을 위해 모였던 곳입니다. 무려 47년 만에 미국과 이란 최고위급이 대면했던 회담이었는데, 이미 아시는 것처럼 21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지만 결국 합의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고, 2주 간의 휴전 기간이 열흘도 안 남았지만 극적인 재협상의 기대감은 남아있습니다. 재협상이 열린다면 역시 이곳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왜 파키스탄이냐,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를 오가며 중재하고, 짧은 2주지만 극적인 휴전 합의도 이끌어냈으며 협상 장소까지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이란 대면 협상에도 파키스탄 관계자가 배석했습니다.
2. 미국과 이란 설득한 일등공신은?
사실 이번 협상을 이끌어내고, 지금도 양측을 물밑에서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 중요 인물들이 있습니다. 먼저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셰바즈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지난 10일) : 신께서 자비로운 은혜로 이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인 라호르에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샤리프 총리는 정치인이자 파키스탄 대기업 샤리프 그룹의 소유주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유연한 정치적 입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2022년 집권한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도 만나고, 시진핑 중국 주석도 만나면서 미중 사이에서 중립적 입지를 잘 유지해 왔다는 평가입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 수상자로 추켜세우며 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런 외교적으로 유연한 입지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에서 빛을 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이란 공격을 예고했던 지난 7일, 샤리프 총리는 미국과 이란을 오가며 쉼 없이 중재에 나섰습니다. 미국에는 2주 간 휴전을, 이란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2주 동안 열어줄 것을 요청하며 휴전을 중재한 겁니다. 일단 전쟁을 멈추고 만나서 얘기를 하라고 쉼 없이 중재에 나선 건데, 이 중재가 먹힌 겁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까지 동원해 이란을 설득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 외무장관을 중국에 보내 미리 이란 전쟁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꾸준히 이란을 설득한 게 주효했습니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란 군부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도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는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휴전과 대면 협상의 막후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1등 공신 중 한 명입니다.
3. 왜 파키스탄이 중재국일까?
이런 인물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중동 분쟁에서 전통적인 중재국 역할을 했던 튀르키예나 오만이 아니라 왜 파키스탄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우선 이란과의 관계를 보면 이란 동남부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이웃일 뿐만 아니라 종교적 유대감도 깊습니다.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파키스탄에는 미군 기지도 없어, 이란의 공격 타겟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할 때 파키스탄이 거점을 제공할 정도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이한 포지션이 파키스탄을 이번 전쟁의 중요한 중재국으로 만든 겁니다. 다만, 중재국으로서의 한계도 명확합니다. 미국과 이란 모두와 사이가 좋기는 한데, 그렇다고 두 국가에게 화해하고 잘 지내라고 압박을 할 수 있는 힘도, 카드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한계는 이번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도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양국을 부지런히 오가는 메신저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박한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을 오가며 협상 의제를 가감 없이 전하고, 조금씩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현재로서는 파키스탄 뿐입니다. 지금도 파키스탄 정부는 중동 국가들 뿐만 아니라 유럽의 도움을 받으며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2주 간의 휴전을 연장하고, 다시 협상하자고 미국을 설득하는 걸로 전해졌는데, 빠른 시일 안에 저도 이곳에서 취재하고, 종전 소식까지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취재 : 한상우,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