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 바닷가재
바닷가재와 게 등 갑각류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일부 국가가 '산 채로 삶기'를 금지하는 등 동물복지 강화에 나선 가운데 널리 사용되는 진통제가 노르웨이 바닷가재(Nephrops norvegicus)의 통증 반응을 줄여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린 스네든 교수팀은 14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노르웨이 바닷가재에 전기 충격을 가하고 행동·생리 반응을 분석한 결과, 진통제를 투여하면 통증 관련 반응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스네든 교수는 "사람 진통제가 노르웨이 바닷가재에도 작용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유사하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닭이나 소와 마찬가지로 갑각류도 어떻게 다루고 도살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와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등은 갑각류도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와 동물복지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신 조리 전 전기 충격으로 기절시키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가장 인도적인 도살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갑각류가 통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 동물들이 전기 충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오히려 매우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전기 충격을 '유해 자극'으로 사용해 노르웨이 바닷가재의 통각 반응을 평가했습니다.
통각은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을 신경계가 감지하고 처리하는 과정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바닷가재는 물속에서 전기 충격에 노출됐을 때 꼬리를 빠르게 뒤집어 도망치려는 회피 행동을 보였고, 전기 충격을 받지 않은 개체에서는 이런 행동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어 아스피린을 주사하고 리도카인을 물에 섞는 방법으로 진통제를 노르웨이 바닷가재에 투여한 뒤 전기 충격을 가한 결과, 두 약물 모두 꼬리 뒤집기 행동의 빈도를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리도카인은 부작용 없이 통증 반응을 완화했으나, 아스피린을 주사한 노르웨이 바닷가재에서는 다리와 집게발을 반복적으로 다듬는 행동이 증가하고 혈림프 내 젖산 농도가 상승하는 등 스트레스 반응도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전기 충격이 단기적으로는 강한 회피 행동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이런 급성 반응 자체가 갑각류가 유해 자극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생리적·행동적 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네든 교수는 "진통제가 통증 반응을 줄인다는 사실은 갑각류가 단순한 반사 작용을 넘어 통각 수용 과정을 통해 자극을 처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동물 복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결과는 식품산업뿐 아니라 갑각류 복지에 대한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진통제는 실험 과정에서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고, 갑각류 취급과 도살 과정에도 복지 기준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Eleftherios Kasiouras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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