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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이란 전쟁 '3중 쇼크', 세계 3천250만 명 빈곤층 전락 위험"

유엔 "이란 전쟁 '3중 쇼크', 세계 3천250만 명 빈곤층 전락 위험"
▲ 4월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근교의 한 텐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피란중인 하이파 켄조 씨가 15일 전에 이 곳에서 낳은 딸 시만을 안고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식품 문제와 경제성장 둔화라는 "3중 쇼크"로 전세계에서 3천250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을 맞았으며 개발도상국들이 받는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현지시간 13일 보고서에서 분석했습니다.

UNDP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이번 주에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춘계 회의를 맞아 이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전 벨기에 총리인 알렉산더 더크로 UNDP 총재는 국제 개발에서 이뤄졌던 진전이 이번 전쟁으로 퇴보하는 "역개발"(development in reverse)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영향이 지역에 따라 불균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휴전은 매우,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전쟁이 멈춘다고 하더라도, 영향은 이미 발생한 상태"라며 "특히 빈곤국들에서 간신히 가난에서 벗어났던 사람들이 다시 빈곤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UNDP가 제시한 이란 전쟁 시나리오 3개 중 최악은 6주간 석유와 가스 생산에 큰 지장이 생기고 고비용이 8개월간 지속되는 경우였습니다.

이럴 경우 전세계에서 3천250만 명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UNDP는 전망했습니다.

이는 2021년 구매력평가(PPP)기준 중상위소득국(UMIC) 빈곤선인 하루 수입 8.30 달러(1만 2천350원)를 기준으로 따진 것입니다.

전세계 빈곤인구 증가분의 절반은 페르시아만 지역, 아프리카, 아시아, 작은 섬나라 개발도상국 등의 에너지 순수입국 37개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UNDP는 전망했습니다.

더크로는 개발도상국의 가장 취약한 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시적 현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충격을 상쇄하는 데에 약 60억 달러(8조 9천억 원)가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제기구와 개발은행들에게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촉구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적 현금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경제적 결과로도 긍정적"이라며, 전기나 취사용 가스에 대한 일시적 보조금이나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UNDP는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무차별로 보조금을 주는 데는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그럴 경우 불필요하게 상대적 고소득 가구에도 지원이 가게 되고 재정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UNDP의 이런 개발도상국 지원 촉구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은 대외 원조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와중에 이뤄졌습니다.

지난 주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발전을 지원하는 주요 공여국 협의체인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2025년 원조 지출은 1천743억 달러(259조 4천억 원)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4분의 1 가까이 삭감된 것입니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와 가스 공급과 비료 생산 등이 차단되고 글로벌 해운에 지장이 생겼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런 영향으로 개발도상국에 '식량 안보 시한폭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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