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100억 원 넘게 불법 대출을 받은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농지 구매를 증명하는 서류를 위조해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를 주도한 게 농협의 전직 지점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빌린 돈은 투기 자금이나 생활비로 탕진됐는데 회수하지 못한 돈이 60억 원이 넘습니다.
대구의 한 농협은행 지점입니다.
지난 2020년 이곳에서 여신팀장으로 일했던 A 씨는 농업인 시설자금을 많이 대출해주고 지점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지점장으로 발령받은 다른 지점에서도 시설자금 대출로 실적 수당까지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런 성과 뒤에는 불법이 숨어 있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2019년부터 2023년 7월까지 A 씨가 내준 104억 원의 대출이 불법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법은 대출 브로커와 짜고 농지취득자격증명 서류를 위조해 가짜 농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이상돈/대구지방검찰청 검사 :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면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이라는 공문서가 필요한데 그게 준비가 안 된다고 하니까 '일단 위조를 해 와서 제출을 해라', 이런 식으로 지시를 한 겁니다.]
A 씨는 브로커 B 씨에게 매매계약서를 위조하면 대출금을 늘려 자기 자본 없이도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고 먼저 제안까지 했고, B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투기 목적의 대출자를 모집하고, 매매계약서의 매매가와 매도인의 이름을 위조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상돈/대구지방검찰청 검사 : 알고 지내던 브로커에게 먼저 '이 정도 금액의 '업(up) 계약서'를 써오면 된다'고 알려주면서 오히려 지시를 한 거고요. 적극적으로 불법 대출을 주도한 점이 확인이 된 겁니다.]
여기에다 A 씨는 농협 전산 시스템도 멋대로 주물렀습니다.
대출자 신용등급을 15차례나 허위로 입력해 부적격자들에게 대출이 승인되도록 조작했습니다.
이렇게 나간 대출금은 투기 자금이나 생활비로 탕진됐고, 전체 대출금의 60% 정도인 61억 원이 연체되거나 최종 손실 처리된 상황입니다.
결국 성실한 조합원과 예금주들의 돈으로 그들만의 부당한 '돈 잔치'를 벌인 셈입니다.
검찰은 불법 대출 혐의로 퇴직한 지점장 A 씨와 브로커 B 씨를 구속기소하고 대출자 등 14명은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투기 세력이 불법으로 취득한 농지 현황을 지자체에 통보해 강제 처분하도록 한 뒤 대출 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박동주 TBC, 영상취재: 노태희 TBC, 제작: 디지털뉴스부)
TBC 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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