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장대표 어디가?…미국이라도? [이브닝 브리핑]

장대표 어디가?…미국이라도? [이브닝 브리핑]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선수가 심판을 겸하는 격이라 공정성 논란은 필연이었습니다. 지방선거 경선에 나서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김재원, 양향자 두 최고위원 얘기입니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편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던 터였습니다. 결국 오늘 아침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달이 났습니다.
이브닝브리핑

경쟁자 저격 발언에 난장판 된 최고위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 주자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공개 회의에서 경쟁자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이른바 '저격'했습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을 줄줄 읊으면서, 최고위원회의를 상대 후보 비판의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 후보는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역시 검찰에 송치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의 심각한 건강 문제(혈액암 투병 중)를 중앙당이 검증하고 발표해 달라"고 했습니다.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최고위원회의를 상대 후보 저격의 공간으로 삼은 겁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내 경선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공관위가 좀 더 인지도 높은 인사를 찾겠다며 결정과 발표를 미루면서 기존 신청자의 위상과 경쟁력은 쪼그라들었다"면서 "이건 전략이 아니라 엽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물론 멀쩡한 경기지사 경선 신청자를 두고 추가공모 절차를 거듭하는 국민의힘 공천관리는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최고위원회의가 아닌 별도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도리에 맞을 겁니다.

회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경쟁자 저격 발언이 이어질 때, 송언석 원내대표와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자리를 떠났습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특정 후보를 비판하는 자리를 막기 위해 단체장 후보에 출마하려는 사람의 경우 공천을 신청하는 즉시 최고위원에서 사퇴하는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규정을 두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당과 함께 길을 걸어온 분들이라면 지선 승리를 위해 절제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서둘러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송언석 장동혁

모처럼 받은 잔칫상, 스스로 걷어 찬 격

​​​​​오늘 '난장판' 최고위원회의는 국민의힘 스스로 잔칫상을 걷어차는 행동이었습니다. 요즘 별로 좋은 일이 없는 국민의힘에 오늘 모처럼 자축할 일이 있었습니다.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면서, 최고위 직후 기념식이 잡혀 있었습니다. 2005년 책임당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 21년 만에 100만 명이 된 거고,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때 72만 명에서 40%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의 제도권 진입, 극우의 제1야당 점령이라는 비판이 한편에 존재하지만, 당비를 내는 당원 100만 명이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국민의힘으로선 자축할 만한 일입니다.

당 안팎에서 리더십 붕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장동혁 대표로서는 100만 책임당원 돌파를 내부결속과 분위기 전환의 계기로 삼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아침 최고위원회의 충돌로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이브닝브리핑

주작 논란 휩싸인 '장대표 어디가 tv'

레거시 미디어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정치 유튜브에서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그야말로 동네북입니다. 리더십 붕괴, 리더십 공백이라는 비판이 넘쳐납니다. 꼬일 대로 꼬인 지방선거 공천이 당장 그 근거로 꼽히고, 줄줄이 취소되는 대표의 공개 일정도 그렇습니다. 어쩌다 잡힌 지방 일정인 인천 현장최고위에서는 "결단하라" "당 지도부가 힘이 아니라 짐이다"라는 공개 비판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 내부에서 오지 말라고 한사코 손사래를 쳐서 그럴까요? 지난주부터 장동혁 대표는 SNS, 특히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인 듯합니다. '장대표 어디가 tv'에 나흘 간격으로 두 개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청년 주거비용에 관한 첫 영상물에 이어 그제는 주유소 알바 체험을 통해 고유가와 물가 문제를 짚는 콘텐츠를 올렸습니다. 민생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며 만든 채널이지만, 당 안팎에선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지선이 코앞이고 당내 현안이 산더미인데, 당 대표 활동이 너무 한가하다는 게 비판의 요지로 보입니다.
이브닝브리핑
게다가 그제 올린 주유소 알바 체험 영상을 두고는 '주작 논란'까지 벌어졌습니다. 일반 시민으로 영상에 등장한 인물이 당협 관계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기름을 넣으러 온 중년 남성이 고유가에 따른 서민 고통을 호소하면서 "우리 대표님이 열심히 해주셔야지 저희 같은 사람들이 편해요"라고 하자, 장 대표는 "그러겠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해당 중년 남성이 서울 지역 당협 관계자라는 겁니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짜고 치는 민생쇼'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장대표 어디가? 지금 미국 갈 때야?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의 미국 방문 일정이 예고된 겁니다. 14일 출국해 17일 귀국하는 2박 4일 일정입니다. 미국 공화당 계열 비영리단체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으로 가는데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연설에 나선다고 합니다. 미국 공화당 인사들, 아마도 한국계 영 킴 연방하원의원을 만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지금이 미국 갈 때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 대표 방문을 반기지 않다 보니 갈 곳이 없는 사정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지선 두 달 앞두고 미국에 가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라는 겁니다. 시점도 시점이지만, 미국 정부나 공화당의 초청이 아닌 비영리단체 초청이라는 형식 자체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다 혹시라도 모스탄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극우인사, 부정선거 음모론자가 장 대표 미국 일정에 합류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비판과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지지율 추락이나 고성국-전한길 충돌 같은 극우 지지층 내 갈등 같은 것들을 빼놓더라도, 국민의힘 리더십 위기 사례와 증거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돕니다. 기존 정치 문법이라면 벌써 비상대책위가 꾸려졌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도 '뉴 노멀'인가요? 반 당권파의 구심점이 될 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고, 책임지겠다며 나서는 사람도 없어서인지 매일같이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지만 장동혁 체제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장동혁 대표의 시계는 6월 3일 이후에도 계속 돌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장대표 어디가 tv')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