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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붕괴 위기…중·대형 펀드 조성 및 세제 혜택 필요"

영화인 대책
영화계가 산업 붕괴 위기에 처한 현실을 토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9일 오전 서울 종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2026년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제안 기자회견에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이사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등 13개 영화 단체와 영화인 581명이 힘을 합쳐 발족한 영화단체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김병인 한국 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은 "2025년 한국은 순제작비 30억 원이 넘는 상업 영화의 개봉 편수가 30편을 넘지 못했다"면서 "2000년대 초, 중반에 100편 이상을 만들어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이뤘던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다. 마치 1990년대 후반 홍콩 영화 산업의 몰락을 보고 있다"며 투자 및 제작 여건이 위축되고 있는 국내 영화계의 위기를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계는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의 몰락과 OTT의 급부상, 한국 영화 수익 악화 및 제작 위축 등으로 이어지며 수년째 불황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순제작비 30억 원이 넘는 상업 영화의 개봉 편수가 30편 미만에 그쳤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여러 가지 투자 지원책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대형 펀드 조성이다.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상업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100억 원이 넘는 현실을 고려해 1,000억 원대의 펀드가 2개 이상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긴급한 재원을 조달해 대형 펀드들의 앵커 투자자가 되어 주어야 하고, 일반 기업이나 은행권이 일반투자자(LP)로 참여해 펀드를 완성할 수 있도록 출자자에게 조세 감면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종전 모태펀드 출자를 통한 영화 펀드 규모의 한계를 지적하며 나온 대안이다. 또한 일반투자들을 유치하지 못해 조성에 실패하거나 펀드 결성 후 2~3배의 투자를 약속하는 이면합의를 통해 펀드를 조성해 온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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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할 사례로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조성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은행권창업청년재단(디캠프)을 언급했다. 2012년 국책은행 및 민간금융기관 18개 사가 연합 출자해 5천억 원의 펀드가 조성됐고, 당시 출자된 5천억 원과 2018년 추가로 출자된 3,450억 원은 모두 지정기부금으로 처리돼 출자한 금융기관들에게 출자금에 대해 24.2%의 법인세 혜택을 제공했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정부의 출자 재원으로는 2025년 12월에 조성된 150조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 "미디어 및 콘텐츠 분야도 투자 대상인 10개의 첨단 전략 산업에 포함돼 있으며, 향후 5년간 5조 원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금 규모의 펀드 조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모태펀드가 펀드의 50% 이상을 출자하고, 잔여 출자는 일반 개인들의 출자로 조성한다"면서 "개인들의 출자금에 대해 소득 공제 등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프랑스의 SOFICA 제도(영화 제작에 민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설립되는 투자회사(투자조합)로,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해 투자 위험을 낮추는 구조)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자들이 유한책임회사(LCC) 형태로 업무집행조합원(GP)을 맡아 순제작비 30억 원 규모 이하의 중저예산 영화에 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영화단체연대회의 박경신 영화 정책 담당 변호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 영화계도 텍스 펀드를 기반으로 엄청나게 발달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영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활용하고 있다. 영화나 영화 펀드에 대한 출자자에게 세액 감면 및 소득 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는 생소한 제도가 아니다. 우리나라만 없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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