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요즘 가전제품도 구독을 많이 하는데 문제가 좀 있다면서요?
<기자>
최근 3년 6개월 동안 가전 구독 피해를 봤더니 2천600건이 넘었는데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요즘은 정수기나 비데 같은 소형 가전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같은 대형 가전까지 구독, 그러니까 렌털 형태로 이용하는 경우가 정말 많죠.
초기 목돈 부담 없이 월 몇만 원만 내면 최신 가전을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꽤 매력적인데요.
하지만 피해도 같이 늘면서 2022년 600건 대에서 2024년에는 886건이 접수됐습니다.
내용을 보면 계약 관련 문제가 가장 많은데요.
중도 해지 위약금이나 계약 불이행 같은 계약 관련 불만이 55.1%로 절반이 넘고요.
제품 고장이나 수리 지연, 부품 단종 같은 품질·A/S 문제도 34.6%를 차지했습니다.
또 원치 않는 부가서비스 가입이나 정보 제공 부족 같은 문제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용자 가운데 60% 넘는 소비자가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할 정도로 체감 불만도 높은 상황입니다.
결국 가입부터 해지, 사후관리까지 전체 과정에서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뭐가 제일 문제인 건가요?
<기자>
사실 구독 서비스는 한 달 요금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총비용이 비교가 쉽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소비자들이 보는 건 월 3만 원, 4만 원 같은 금액인데요.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렌탈은 계약기간 동안 렌탈료뿐 아니라 등록비, 설치비까지 모든 비용을 합친 '총비용'이 중요한데, 이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규정상으로도 사업자는 총비용과 소비자 판매가격을 함께 표시하도록 돼 있는데요.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LG전자의 경우 정수기나 비데 같은 일부 품목에만 표시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상당수 제품에서는 총비용과 판매가격 표시가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LG전자는 14개 품목 중 8개에서 총비용 표시가 미흡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월 요금만 보고 계약하게 되고, 정작 전체 부담이 얼마인지, 구매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집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7.2%는 총비용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또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도 꽤 물어야 한다면서요?
<기자>
원래 이 구독의 장점은 중간에 쓰다가 중간에 해지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가전 구독 중도 해지 시에 위약금을 최대 30% 물고 있었습니다.
왠지 구독이라고 하면 넷플릭스 같은 OTT처럼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을 것 같잖아요.
하지만 가전 구독은 계약기간이 있는 렌탈 계약 구조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합니다.
현행 기준을 보면 의무 사용기간이 1년을 넘는 경우 중도 해지 위약금은 잔여 임대료의 10%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쿠쿠홈시스 이 모든 사업자가 이 기준과 다르게 운영하고 있었고요.
삼성과 LG는 해지 시점에 따라, 코웨이와 쿠쿠는 품목에 따라 최대 30%까지 위약금을 다르게 부과하고 있었습니다.
또 소비자의 30% 이상이 이 위약금 수준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실제 피해 유형을 보면 해지 지연, 과도한 위약금, 추가 비용 청구 같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A/S 문제도 있습니다.
가전 구독은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사용 중 고장이 나거나 부품이 단종될 수 있는데요.
이때 대응 방식이 회사마다 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수리 불가 상황에 대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LG전자와 코웨이, 쿠쿠홈시스는 수리 불가 안내 외에는 대체 방안이나 보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들어갈 때는 월 몇만 원으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계약 전에 위약금 조건과 A/S 기준까지 꼼꼼히 확인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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