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공망 뚫고 핵시설 있는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시 공격한 이란 미사일
이란이 작년 5월에 공개했던 최신형 첨단 미사일이 전쟁 발발 1개월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은 작년 5월에 '카셈 바시르' 미사일을 공개하면서 "적들이 어디에 있든지, 그리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적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라고 소개했습니다.
500㎏짜리 기동 가능 탄두(manoeuvrable warhead)가 달려 있고, 전자적 교란이 불가능한 광학적 유도 방식의 '종말 탐색기'(terminal seeker)가 달린 카셈 바시르는 이란이 보유한 최고 성능 미사일 중 하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아직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기동 가능 탄두는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 탄두로, 적이 예측할 수 없도록 기동해 요격 미사일을 회피하는 데 쓰입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카셈 바시르 미사일들이 파괴됐을 가능성, 아직 실제 작동이 불가능한 단계였을 가능성, 적의 요격미사일이 바닥났을 때 쓰려고 아껴두고 있을 가능성 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전직 미국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이며 지금은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소(CNS)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짐 램슨은 "테헤란이 최고 성능 시스템 중 일부를 쓰지 않고 아껴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런 신형 미사일의 재고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램슨은 아직 실전에 투입되지 않은 이란의 첨단 미사일로 카셈 바시르뿐만 아니라 에테마드, 파타-2 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테마드는 기존 에마드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기동 가능 미사일입니다.
파타-1을 기반으로 개발된 파타-2에는 요격이 매우 어려운 극초음속 활공체 탄두가 달려 있다는 게 이란 측 주장입니다.
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기동 가능형 단거리 미사일인 라아드-500 역시 아직 페르시아만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다고 램슨은 설명했습니다.
이란은 카타르의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지난 19일 공격할 때 기동 가능 탄두가 탑재된 미사일 몇 발을 동원했다고 당시 공격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한 취재원은 FT에 설명했습니다.
이란은 밤마다 이스라엘과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상대로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초기에는 성능이 낮은 구형 미사일들을 썼으나 점차 고성능 미사일 몇 발씩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세질'로 알려진 고체연료 미사일, 2t 집속탄 탄두가 탑재된 호람샤르 미사일, 그리고 2022년에 공개됐으며 1t 탄두가 달린 신형 미사일 '케이바르 셰칸' 등이 있습니다.
이란의 일제 집중발사 공격은 줄어드는 추세이고 이란 미사일의 대부분은 요격됐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과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발사대를 계속 찾아내 폭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발사대 약 470개 중 약 200개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공습으로 매몰된 발사대도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주요 목표물에 타격을 가하는 데 성공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이란은 라스라판 LNG 시설 공격 성공과 같은 날인 19일 '나스랄라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신형 미사일로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시설도 타격했습니다.
또 이란은 지난 20일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에 있는 미국-영국 공동군사기지를 향해 두 발의 초중량 호람샤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이 전했습니다.
그중 한 발은 비행 중 고장 났고 다른 한 발은 요격됐으나, 4천km나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이란 미사일의 추정 사거리를 훨씬 벗어나는 거리입니다.
다만 분석가들은 미사일이 해당 거리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일부러 탄두를 가볍게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란은 해당 공격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소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그들(이란)이 어떤 결정적인 능력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디에고 가르시아 타격은 놀라웠지만, 기술적 돌파구라기보다는 정치적 신호다. 1.5t 탄두를 2천km 보낼 수 있다면, 탑재체 질량을 줄여 사거리를 늘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미국 측과 이란 측은 양측 모두 상대방의 미사일 재고를 먼저 소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자신들이 보유한 최고 성능의 미사일들이 이스라엘의 '애로'와 '다윗의 돌팔매' 시스템에 의해 간단히 격추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역시 피해를 주지 못할 이란의 저성능 미사일에 요격 미사일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분석가들은 테헤란이 미사일 재고를 오래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보유량이 여전히 수백 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발사 능력이 저하되더라도, 속도는 감소했지만 꾸준하게 공격을 지속할 수 있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정교한 다층 방공 시스템은 날아오는 위협의 대다수를 계속해서 차단하고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요격미사일 재고도 유한합니다.
아무리 효과적인 방공 시스템도 완전한 보호를 보장할 수는 없으며,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보충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소진될 위험이 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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