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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참치 해체쇼'하던 촉망 기업인이…잔혹한 '마약왕' 된 결정적 계기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우리나라 마약 시장을 장악해 오다 오늘 국내로 압송된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은 원래 과거 국내에서 생참치를 수입해 백화점에 납품하던 촉망받는 기업인이었습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참치 해체쇼'를 선보이며 대중적 신뢰도 쌓았지만, 사업이 실패하고 사기를 당하면서 범죄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는 2010년대 초반 필리핀으로 건너가 사설 카지노와 불법 도박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엔 한국에서 150억 원대 투자 사기를 저지르고 도피 중이던 남녀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겠다며 접근한 뒤 이들을 납치해 총으로 쏴 살해했습니다.

피해자들의 100억 원대 자금도 가로챘습니다.

현지 경찰에게 검거된 이후 2017년에는 교도소 천장을 뚫고, 2019년엔 교도소 식당 화장실 창문으로 연달아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도피 과정에서 그는 살인범에서 거물 '마약왕'으로 거듭났는데, 수감 당시 만난 동남아 3대 마약왕 '사라 김'으로부터 유통 네트워크를 전수 받은 게 계기였습니다.

이후 '전세계'라는 닉네임을 만들어 하부 조직을 구축하고 비대면 '던지기' 수법으로 국내에 막대한 양의 필로폰을 유통했습니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투약한 마약도 이런 방식으로 유통된 건데, 한 달 유통 규모만 시가 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였습니다.

2022년 다시 검거돼 필리핀 법원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에어컨이 완비된 개인실에서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쓰면서 국내 조직원들에게 실시간 지시를 내리는 등 '옥중 마약 경영'을 이어왔습니다.

교도소로 애인을 불러서 함께 노는 등 황제 수감생활을 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박왕열 신병 인도를 요청했는데, 9년 가까이 교착 상태에 머물렀던 인도 절차는 이번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이번 인도는 '임시 인도' 방식으로 박왕열은 국내 마약 유통 혐의에 대해 수사와 재판을 받은 뒤, 절차가 종결되면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형기를 채우게 됩니다.

경찰은 박왕열과 연루된 마약 사건들을 집중 수사하고, 압수한 증거물을 토대로 마약 조직의 실체와 범죄 수익의 행방을 밝혀낼 방침입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김복형 / 디자인 : 이수민 /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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