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
돌연 이란과 대화 중이라며 닷새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보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미 부통령과 국무장관도 협상에 관여한다며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에 한껏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 육군 최정예 공수사단까지 동원해 중동 지역 병력 증강을 도모하면서 이르면 주말쯤 지상전 감행으로 급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여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선서식에 참석, 이란과의 협상에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란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라인의 최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여하는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에너지와 관련한 중대 양보를 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는 "그들(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고 오늘 도착했다.
막대한 금액의 가치가 있는 아주 큰 선물"이라면서 "핵에 대한 것은 아니고 석유·가스에 관련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란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는 인상을 줄 법한 발언이었습니다.
협상의 실체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적합한 이들과 대화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데 동의했으며 이란이 얼마나 간절히 합의를 원하는지 모를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개전 한 달을 목전에 두고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좀처럼 마땅한 종전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의 기대감을 한껏 불어넣으며 시장과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들과, 중동 지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자못 분위기가 다릅니다.
미 국방부는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의 3천 명 규모 전투부대를 중동으로 보낼 계획이며 공식 파견 명령이 곧 내려질 것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은 육군의 긴급대응부대로, 고도의 전투준비 상태를 유지해 전 세계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배치가 가능합니다.
작전 지역에 낙하산으로 강하해 비행장 등을 확보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이 중동에 배치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작전 선택지가 한층 넓어집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거나 이란의 전략적 요청지를 점령할 수 있으며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 작전도 가능해집니다.
게다가 일본에 주둔하던 상륙함 트리폴리함과 뉴올리언스함, 그리고 제31해병원정대 소속 2천200명이 27일 미 중부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동 지역으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당도하려면 며칠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보류한 닷새가 27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미묘한 시점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미 제11해병원정대도 파견 명령이 떨어져 몇 주 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닷새의 기한을 전후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협상 판을 깨고 전쟁을 시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협상을 없던 일로 선언하고는 위험이 크지만 성과도 큰 작전을 시도한 뒤 전쟁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중동 지역 미군 병력 증강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당장 지상전도 감행할 수 있는 고도의 준비태세로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 측을 밀어붙여 최대치를 얻어낼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좀 더 유리한 출구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발전소 초토화를 위협하다가 불쑥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확 틀어버리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둘러싼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도 경계를 풀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장기전의 부담이 있지만 섣불리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호응했다가 또다시 크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는 우려 탓입니다.
이란은 협상 진행을 공개적으로 부인했으나 중재자를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 언론 보도입니다.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요구 사이에 간극이 워낙 커서 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돌파구 마련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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