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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대신 천과 실로 빚은 회화…"층을 쌓아 만드는 '공간'"

<앵커>

붓과 물감 대신 천과 실로 그림을 그립니다. 겹치면서 쌓인 층을 통해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이주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천천히 단단해지는 것들 / 4월 18일까지 / 갤러리 조은]

선과 면이 다양한 색들로 구성됐습니다.

가로와 세로가 교차하고 색과 색이 겹치며 여러 층위를 만들어냅니다.

붓과 물감 대신 천과 실로 그린 그림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패브릭 드로잉'이라고 정의합니다.

[정다운/작가 : 천에 여러 겹을 겹치고 실을 쌓으면서 화면을 만들어 가는데 이것은 단순히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공간을 확장하는 방식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기다란 색면들은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며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천이 빛을 만나면 기존의 색에 머무르지 않은 채 변주된 밀도로 층위가 살아나고 천들 사이로는 새로운 결이 탄생합니다.

[정다운/작가 : 색과 그리고 다른 질감들이 쌓이는 것들이 다른 악기들이 연주하면서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듯한 그런 오케스트라를 좀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작업은 커다란 천을 가위로 오리면서 시작됩니다.

나무틀에 '타카'로 천을 박고 팽팽하게 고정하며 색면을 창조해 가는 겁니다.

[정다운/작가 : 쌓이는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했는데요, 단단해지는 것 이 단순히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견뎌내면서 만들어진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과 천으로 쌓아 올려진 두께 역시 단순한 물리적 두터움을 넘어선 시간과 고뇌의 결과물입니다.

생명력을 불어넣어 관람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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