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의 예측 시장이 부상하면서 전쟁 시나리오 예측에 직접 자본을 베팅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시장이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과 칼시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양상을 놓고 거래된 누적 거래 대금이 18일 기준 최소 7억 달러, 우리돈으로 1조 5백억 원을 돌파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국가 간 전면전을 놓고 전세계 투자자들이 큰 돈을 노리는 일종의 '도박판'이 벌어진 겁니다.
이 예측 시장에선 전쟁의 양상을 하나하나 쪼개 수십 개의 정교한 베팅 항목으로 만듭니다.
예를 들면 올해 연말까지 '미군이 이란 본토에 진입할 것인가'를 놓고 그렇다, 아니다로 돈을 거는데 '그렇다'의 확률이 66%로 거래될 경우 투자자는 0.66달러에 돈을 걸고, 실제 사건이 발생하면 1달러를 받는 식입니다.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금 전액을 잃게 됩니다.
전황이 바뀔 때마다 확률도 출렁이기 때문에 금융 시장처럼 66%에 산 '그렇다' 베팅에 프리미엄을 붙여 중간에 팔 수도 있습니다.
신정 체제 붕괴 이후 미국 정부가 전 이란 황태자인 레자 팔라비를 공식 지도자로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약 65만달러가 예치되며 27%의 찬성 확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조원 규모의 판돈이 얽히면서, 이 예측 시장이 점점 더 비윤리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2,300만 달러가 걸린 이스라엘 본토 타격 베팅의 결과가 "에루살렘 외곽 공터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한 이스라엘 기자의 보도에 의해 결정될 상황이 되자, 돈을 잃게 된 참가자들이 기자에게 "90분 안에 기사 내용을 바꾸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단체 협박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내부자 거래 의심 사례도 포착됐는데, 미군 공습 타이밍 베팅에서, 미군과 이스라엘의 실제 폭격 보도가 시작되기 불과 1시간 전 거액을 쏟아부어 수십만 달러를 챙겨간 다수의 익명 계정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나 군 내부자의 거래라는 의혹이 커지자 미국 의회는 예측 시장 규제를 골자로 한 법안 발의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확성이 높다는 이유로 일부 글로벌 금융권과 안보 전문가들은 이 예측 시장을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정보기관'으로도 활용하고 있는데,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과 미 국방부도 예측 시장의 배당률 변동을 실시간 지정학적 위험 지수로 인용해 전략을 수정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다인,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