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 세리머니 펼치던 세네갈 선수들
지난 1월 막을 내린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국이 두 달 만에 세네갈에서 모로코로 바뀌었습니다.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의 주인이 뒤늦게 바뀐 건 축구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AP, 로이터, AFP 통신은 오늘(18일, 한국시간) CAF가 세네갈의 결승전 승리를 무효로 돌리고 모로코의 3대 0 몰수승과 대회 우승을 선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모로코는 1976년 대회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아프리카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세네갈이 결승전 승리를 인정받지 못한 건 경기 막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집단으로 이탈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19일 모로코 라바트의 프린스 물레이 압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 양 팀은 막판까지 0대 0으로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90분 정규시간 종료 직전, 장자크 은달라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모로코의 브라힘 디아스가 파울을 당했다고 판단해 페널티킥을 선언했습니다.
격분한 파페 티아우 세네갈 감독과 선수들은 판정에 항의하며 집단으로 경기장을 벗어났습니다.
경기는 15분에서 20분간 중단됐고, 관중이 물건을 투척하고 그라운드로 난입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디아스는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설픈 파넨카킥을 시도했고, 세네갈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가 제자리에서 느리게 날아오는 볼을 잡아냈습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습니다.
세네갈이 연장 전반 4분 파페 게예의 골로 1대 0 승리를 거머쥐고 시원하게 우승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습니다.
그러나 모로코축구협회는 대회 규정을 근거로 집단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세네갈의 행위가 '경기 거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규정엔 "어떤 이유로든 심판의 허가 없이 경기를 거부하거나 경기장을 떠나는 팀은 패배한 거로 간주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CAF 징계위원회는 세네갈에 벌금 100만 달러(약 14억 8천만 원)와 감독, 선수들에 대한 출전 정지 처분만 내리고 경기 결과는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상급 기관인 항소위원회가 이를 뒤집었습니다.
세네갈 선수단의 행위를 단순한 항의가 아닌 '경기 거부'로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경기를 끝까지 치렀더라도 중간에 허락 없이 나간 만큼, 이미 실격했다는 얘기입니다.
모로코축구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이의제기는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경기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대회 규정의 적용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AP는 세네갈이 이번 CAF 결정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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