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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 호르무즈 안정 기여해야"…중 "301조 조사 반대"

미 "중국, 호르무즈 안정 기여해야"…중 "301조 조사 반대"
▲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중국이 양국 정상회담의 사전 협상 성격으로 개최한 고위급 협의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양측은 "건설적인 논의였다"는 평가를 함께 내놓으면서도 "중국이 에너지의 50%를 걸프 지역에서 수급한다",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반대한다"는 점을 앞세워 상대방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급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들어 해협 봉쇄를 푸는 데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중국은 미국이 위법으로 결론 난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동원한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16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에너지 수요의 약 50%를 걸프 지역에서 공급받는다"며 "(회담에서) 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여기에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들이 군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정 수호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다만 "이것들은 경제적 논의들"이었다면서 "우리는 국무부가 아니다. 국방장관 간 회담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적 파장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면서 중국 측에 권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은 정제된 (석유) 제품과 비료의 수출을 중단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좋은 국제적 파트너가 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미-이란 전쟁으로 석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은 가솔린·디젤 등 석유 정제품과 석유 및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화학비료의 수출을 통제하고 나섰습니다.

이는 미국 소비자와 파종기를 맞은 미국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만큼, 베선트 장관의 '국제적 파트너' 언급은 중국을 향해 수출 통제를 해제하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반면,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미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관세 수준 안정성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리 대표는 "양측이 새로운 상황에서의 양자 관세와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양자 무역·투자 관련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리 대표는 또한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등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조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뒤 이후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으며, 대체 관세 도입을 위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을 겨냥해 강제노동·과잉생산 제품 관련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리 대표는 "(미국의) 일방적 조사에 반대한다. 관련 조사의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를(타협하기를) 바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측의 압박과 요구에 맞서 무역법 301조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세의 안정성을 강조한 한편, '펜타닐 관세' 등을 낮추기로 한 지난해 한국 부산에서의 두 정상 간 무역전쟁 '휴전 연장' 약속을 지키라고 맞선 셈입니다.

양측은 다만 이번 합의가 "생산적이었다"(베선트 장관),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리 대표)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상회담에서 모종의 결론 도출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회담에서 양측이 "두 정상(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회담에 적용될 작업 계획의 일반적 조건들"에 대해 결론을 냈다면서 "(미중 정상의) 회담에서 잠재적인 결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부산 합의'의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희토류 등과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미국 기업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희토류 수급 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으며, 우리는 그 (부산) 합의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뤘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와 관련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리 대표도 "지난 하루 반 동안 중미 양국 팀이 깊이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양측은 일부 의제에 대해 초보적 공감대를 이뤘으며, 다음 단계 협의 과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리 대표는 미중 양국의 안정적인 경제무역 관계가 양국 및 세계에 모두 유익하다는데 양측이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양국 무역·투자 촉진 실무 메커니즘 구축도 회담에서 논의됐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미중 간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인 이번 파리 회담은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 이후 양측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서로 고율 관세와 무역 통제 조치를 주고받으며 대치해온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5월)를 시작으로 영국 런던(6월), 스웨덴 스톡홀름(7월), 스페인 마드리드(9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0월)에서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고 쟁점을 논의했습니다.

이어 작년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부산 정상회담에서 서로를 겨냥한 추가 관세와 무역 보복 조치 일부를 유예하며 무역전쟁 '휴전 연장' 및 '확전 자제'에 합의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이달 말 방중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준비 성격도 있었으나, 리 대표는 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 지휘를 위해 워싱턴 DC에 남기를 바란다면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며 "이런 시점에 외국에 나가는 것이 최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협조를 요구한 것 때문이 아니라 실행계획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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