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예방에는 역부족이었던 전자발찌와 스마트워치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보호 대상인 20대 여성이 살해돼 당국 조치의 적정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는 경찰의 보호조치 대상으로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었고, 범인은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라 법무부의 감시 아래 있었지만, 살인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1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8분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길거리에서 20대 여성 B 씨가 40대 남성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B 씨는 범행 직전인 이날 오전 8시 56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112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A 씨는 범행 후 도주했으며, 이날 오전 10시 10분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습니다.
A 씨와 B 씨는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였습니다.
이에 따라 A 씨는 B 씨에게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이 금지됐고,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B 씨는 이전에도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A 씨를 여러 차례 신고하고 경찰서를 찾아 상담까지 했지만, A 씨의 잔혹한 범행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1일 B 씨의 가정폭력 신고로 A 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법원은 임시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이후에도 A 씨의 접근이 이어지자 B 씨는 지난 1월 22일 경찰서를 찾아 상담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던 중 같은 달 28일 B 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 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B 씨는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 씨에 대해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도 사건을 구리경찰서를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지난 2월 27일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습니다.
다만 실제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서에서 장치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영장 신청 등을 검토할 방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A 씨 관련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가운데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 등 구인 조치를 하지 않고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범행이 발생했습니다.
A 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고 범행 직후 발찌를 훼손한 후 달아났습니다.
전자발찌 자체는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해당 전자발찌는 B 씨와 관계 없는 과거 다른 성범죄로 인해 부착된 것이고, 최근 B 씨와 관련된 범죄나 보호조치 상황은 전자발찌 위치 추적과 운영 등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전자발찌는 A 씨가 B 씨에게 접근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아무런 경보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가 훼손된 전후 상황 등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보호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의정부시에서 50대 여성이 스토킹 피해를 당하다 결국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도 피해자는 경찰의 긴급응급조치 대상자였고, 스마트워치도 지급됐지만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같은 해 4월 대구에서도 스토킹 피해 여성의 신고에도 피의자가 피해자 주거지에 침입해 살해한 사건이 있었으며 울산과 대전 등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스토킹, 교제 살인 혹은 살인 미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당국의 보호조치 대상이었으나 이러한 보호조치가 살해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피의자들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검거 전 A 씨는 차 안에서 불상의 약을 먹었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피해자의 신고 이력과 경찰의 대응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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