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아내의 마지막 음성파일 - 1시간 45분에 담긴 그날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한 여성의 사망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1월 24일 새벽, 김지현 씨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이에 지현 씨와 주말부부로 지내던 남편이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지현 씨는 심각한 뇌출혈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얼굴은 잔뜩 부어있고 몸에도 곳곳에 멍이 남아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결국 병원으로 이송된 지 사흘 만에 사망한 지현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4일 새벽 3시 반 경 지현의 아는 동생이라는 남성 이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 출동 당시 지현의 곁에는 신고자도 함께였다. 그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웃 이 씨.
그는 전날 저녁 자신의 5층 집에서 지현 씨와 술을 함께 마셨고 그 후 집 밖으로 나간 지현 씨가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그 후 지현 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고, 지현이 걱정되어 지현의 집으로 가서 확인하자 깨워도 의식이 없고 코만 골고 잔다며 뇌출혈이 의심된다고 신고를 한 것이었다.
당시 지현 씨의 집 현관문 위에 설치된 CCTV에는 지현 씨가 귀가하는 모습은 포착되었다. 그러나 이 씨가 지현 씨의 집으로 들어오는 장면은 찍혀있지 않았다. 또한 귀가하던 지현 씨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있었고 몸의 움직임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이 씨의 손에 남은 상처들과 지현 씨의 외상 등으로 이 씨가 지현 씨를 구타한 것이라 의심하고 긴급 체포했다. 머리 부분의 심한 손상으로 사망한 지현 씨. 하지만 이 씨는 자신 때문에 지현 씨가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지현 씨와 피의자 이 씨는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과 주말부부를 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지현 씨는 이 씨의 학업 문제로 가까워졌고 이후 점점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깊은 관계로 발전했다는 것.
그리고 지현 씨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현 씨가 이 씨의 집착으로 힘들어했고 이에 관계를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사건 전에도 이 씨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했고 이에 이 씨를 스토킹으로 신고하기도 했지만 이 씨는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이 씨 때문에 늘 불안해했던 지현 씨. 그의 남편은 이런 사연은 모른 채 불안한 아내를 위해 CCTV를 설치했다. 그리고 지현 씨는 현관 비밀번호도 여러 차례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법의학자는 지현 씨의 몸에 피의자의 주장과 다른 상흔이 남아있다며 "일회성 충격보다 반복적인 가격, 둔력이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뇌손상은 넘어진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폭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몸에 남은 방어흔이 바로 폭력의 증거라는 것.
그리고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 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1시간 45분가량의 음성 파일 속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녹음이 시작되기 전부터 폭력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 그리고 이 씨는 지현 씨에게 성추행과 함께 유사 성행위 강요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그는 지현 씨가 다른 남자와 연락하고 만났다며 폭행을 했다. 하지만 대화 속에서 지현 씨와의 관계를 의심한 이는 지현의 남편과도 잘 알고 있는 지인으로 지현 씨와 따로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녹음 파일 들은 후 폭행 사실 인정한 이 씨. 하지만 그는 10회 정도 지현 씨의 뺨을 때렸지만 죽을 만큼 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폭력과 협박에 집 앞 CCTV를 제거하기로 약속하고 자리를 떠난 지현 씨. 지현 씨가 집으로 돌아가 약속대로 CCTV를 껐고 이에 이 씨가 그의 집으로 들어오는 장면은 찍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에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실신 이후 뇌출혈, 뇌진탕, 동공 움직임, 기절, 혼수상태 등을 검색하고 1시간가량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 씨는 지현 씨가 집으로 돌아온 후 약 2시간 뒤 119에 신고했다. 이에 검찰은 그를 강도 살인, 유사강간 살인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이 씨.
지현 씨에게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했던 이 씨에 대해 지인들은 "허언증이 있었다. 뭔가 잘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다. 무색무취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간베스트라는 커뮤에 매일 드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 씨의 아버지는 피해자에게 사죄를 뜻을 밝혔으나 아들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이 씨의 정신적 문제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 씨에게 우울증, 오염 강박증 등이 있어 군 제대 후 바깥 생활을 못하고 고립되어 지냈다는 것.
실제로 이 씨는 4년 전부터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다시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작년 4월 무렵부터 달라진 이 씨. 지현 씨와 관계를 맺으며 일상생활을 재개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그 무렵 이 씨는 10년 동안 연락도 안 하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여자친구랑 싸웠다, 여자를 잘 만나라" 등의 조언을 하고 "남자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여자친구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등 지현 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지현 씨를 때린 것을 자랑하듯 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전문가는 "심리 기저에 가장 크게 담긴 것은 열등감뿐. 피해자를 만나면서 본인의 열등감은 일정 부분 좋아지고 강박 증상도 좋아졌을 거다. 피해자와 만나면서 본인 자신이 거대해진 것. 보통 사람처럼 연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나르시시즘이 폭발해 가면서 상대를 통제하고 명령하고 지시하고 복종하게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나의 거대 자기를 확인시켜 주기 위한 희생자를 필요로 하는데 희생자가 자신을 떠나는 걸 못 견딘다며 "이 사람이 떠난다고 하는 순간 그 타이밍이 살인이 가장 많이 벌어지는 타이밍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녹음된 음성 파일에서 지현 씨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낸 이 씨. 그런 그는 진술을 통해 정신과 치료 이력을 강조했다. 재판에서 심신 미약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
이에 전문가는 "통상 재판에서는 조현병 같은 것은 인정되지만 피의자가 주장하는 오염 강박증 이런 것들은 심신 미약 사유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살인의 고의성 판단 기준은 폭행의 정도, 치명적인 부위인지 여부, 폭행의 지속 시간, 그 당시 어떤 말을 했는지 범행 이후 어떤 언행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되는데 사건 발생 1주일 전 휴대폰에 지현 씨의 이름을 "곧 죽을 여자"라고 비하해 저장한 것도 살인의 고의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고를 바로 하지 않고 뇌출혈 등에 관련 검색한 것도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검토할 수 있는 대목.
증거가 발견될 때마다 진술을 바꾼 이 씨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추가 폭행은 없다는 주장은 일관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새벽 1시쯤 여성의 비명 소리룰 들었다는 이웃의 증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들의 취재 요청에 접견 거부를 한 이 씨는 현재 교도소 생활에 잘 적응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살인의 고의를 입증하고자 하는 검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 이 씨. 재판부는 어떤 판결을 내릴까.
스스로 가해 증거를 남긴 이 씨에 대해 전문가는 이것이야 말로 그가 완벽한 가스라이터라는 증거라고 했다.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논리를 완성하고 영원히 붙잡아 둘 협박의 도구를 스스로 만들고자 했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가 떠나려 하자 폭력과 협박으로 그를 영원히 떠나지 못하게 했다는 것.
그는 스스로 녹음했던 음성 파일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죽여버린다 진짜". 지현 씨 사건의 첫 번째 공판은 오는 3월 19일 목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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