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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열기 꾹꾹 눌러 담고…50억 아끼는 비결

<앵커>

고유가 시대, 집에서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기름이나 가스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전기 히트펌프로 버려지는 열을 되살리는 겁니다.

190년 된 유럽의 설탕 공장부터 국내 제지 공장까지 장선이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동쪽으로 50km 떨어진 도시 티넨.

이곳엔 유럽 최대 설탕 생산 기업 쥐트주커의 공장이 있습니다.

사탕무의 즙을 졸여 설탕을 만드는 과정엔 막대한 열을 필요로 합니다.

190년 된 이 공장은 이전까진 가스로 열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버려지는 열을 전기를 활용해 다시 공정에 넣고 있습니다.

가스가 하던 일을, 전기가 하기 시작한 겁니다.

공정 중간에 버려지던 섭씨 75도의 증기 속에서 전기 히트펌프가 열을 흡수하고 압축해 고온 스팀으로 변환시키고 있습니다.

전기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걸 이용하는데, 가스 사용량이 줄어든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3천 톤 이상 감소했습니다.

[세바스찬 슐츠/히트펌프 제조사 기술혁신 담당 : 전기로 열을 만드는 전환이 독일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히트펌프를 실증용으로 설치해 140도, 150도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한 제지 공장에서도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종이를 말리는 데는 100도가 넘는 열이 필요합니다.

그동안은 가스를 이용하거나 폐기물을 소각해 열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히트펌프를 이용해 열을 만드는 실증이 진행 중입니다.

벨기에 설탕 공장처럼, 버려지는 열을 히트펌프를 통해 108도 이상의 고온으로 압축해 세계 최초로 종이를 말리는 공정에 쓰고 있습니다.

[김진두/제지회사 대표 : 연간 40억~50억 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고, 탄소 배출은 지금 배출하는 양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가 있습니다.]

공장의 버리는 열로 건물 난방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에서 반도체 제조에 사용된 30도 정도의 물을 히트펌프로 60~70도까지 끌어올린 뒤, 캠퍼스 건물 난방에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설탕 공장에서 종이와 반도체 생산 현장까지, 가스의 자리를 전기가 채우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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