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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신 피 흘린 쿠르드족…이번에도 '대리전'

<앵커>

미국은 부담이 큰 지상전을 저울질하면서, 쿠르드족을 끌어들였습니다. 인구 4천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이란과 이라크, 튀르키예 등에 흩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을 추진하면서 중동 여러 나라에서 눈엣가시 취급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 '중동의 집시'로도 불립니다. 과거 이라크 전쟁이나 IS 격퇴 작전 때도 수만 명이 희생당하는 등 전투의 최전선에 내몰렸다가 미국으로부터 토사구팽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손을 잡으면서, 미국이 쿠르드족을 이용해 '대리 지상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민표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쿠르드 민병대는 이라크 북부에서 미군 특수부대와 합동작전을 펼치며 키르쿠크, 모술 등 주요 도시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를 수립했지만, 독립을 추진하자 미국은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아랍 시민 봉기 이후, 이슬람 무장세력 IS가 시리아 등으로 세력을 넓히자, 미국은 다시 쿠르드족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IS 격퇴 과정에서 쿠르드족 1만 1천 명 이상이 전사했지만, 미군 희생은 십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대신 피를 흘린 겁니다.

하지만 2019년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군의 시리아 철수 결정으로 쿠르드군은 또다시 버림받았습니다.

이란에 대한 지상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트럼프는 다시 쿠르드족에게 손을 벌렸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미국 백악관 대변인 :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북부에 있는 우리의 기지와 관련해 쿠르드 지도자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테헤란과 가까운 이란 북서부를 쿠르드 병력이 장악하도록 전폭적인 공중 지원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CIA가 쿠르드 병력에 대한 군사 지원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CNN은 쿠르드 민병대가 산악 지형에 유리한 대형 SUV 50대를 사들였다는 목격담을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과거처럼 쿠르드족에게 자치 지역 건설 등의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마크 허틀링/미 육군 예비역 중장 : 쿠르드족이 이란 정부에 맞서 싸울 의지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란은 이라크보다 면적이 3배나 넓습니다.]

더 이상 강대국의 장기판 말 노릇하면 안 된다는 경고 속에 쿠르드족의 선택은 이번 전쟁의 큰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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