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자 사망' 강릉 급발진 소송 사건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의 항소심 재판이 오늘(5일)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1심은 운전자인 도현 군의 할머니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가운데 항소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오늘 도현이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 2천만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엽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발생 여부'입니다.
특히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가속페달 변위량이 100%였다'라는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의 신뢰성을 두고 도현이 가족은 "약 30초 동안 지속된 급발진 과정에서 액셀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KGM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석을 핵심 근거로 내세워 "페달 오조작"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미작동'과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도현이 가족은 줄곧 사고 전 '전방 추돌 경고'가 7차례나 울렸음에도 AEB가 작동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KGM 측은 "AEB는 가속페달 변위량이 60% 이상이면 해제된다", 즉 즉 60% 이상의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면 AEB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함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후방차량 블랙박스 영상이나 도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도현이 가족은 "켜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KGM 측은 "안 켜졌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브레이크등의 점등 방식을 두고도 양측은 이견을 보입니다.
양측 주장을 살핀 1심 재판부가 전적으로 제조사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로 판결함에 따라 도현이 가족은 항소심에서도 급발진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새로운 증인 신청과 추가 감정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사고 차량의 상태를 조사하고 감정서를 작성했던 국과수 감정관에 대한 증인신청서와 1심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 기록을 분석한 감정인에 대한 추가 감정 신청서 등을 내며 급발진 주장을 입증할 계획입니다.
또 KGM에서 내놓은 '브레이크등 회로도' 해석을 두고도 KGM 측의 해석이 틀렸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를 담은 준비서면을 내는 등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도현 군의 아버지 이 모 씨는 "이번 재판은 단순한 한 가정의 항소 절차가 아닌 현행 제조물 책임법 입증 책임 구조의 타당성을 다시 묻는 중요한 사회적 계기"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지금의 판결구조는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되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을 피해자 측이 찾아내어,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나아가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두 가지 사실을 모두 다 소비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경제력이 없는 일반 소비자에게 입증 책임을 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고 토로했습니다.
도현이 가족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함 입증 책임 주체를 '소비자→제조사'로 전환하는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도현이법'이 제정해달라고 낸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5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된 데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며, 급발진 사고의 피해 입증이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있는 제도적 미비가 원인이다.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 정치가 답을 해야 한다'고 했던 약속의 말을 이행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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