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보고는 앞으로 5년 간 북한이 나아갈 국가 운영의 나침반이자, 대외·대남 관계의 가이드라인입니다. 김정은의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미국에는 '핵보유국 대 핵보유국'으로서 협상의 공을 넘겼고, 한국에는 '동족'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며 '최적대적 교전국' 관계를 물리적으로 완성하겠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김 총비서가 직접 대남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미 메시지, '핵보유국 지위 불변..공은 미국에'
풀어보면 '미국이 북한 헌법에 명기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대북 제재 해제와 한미 군사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를 중단하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비핵화는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로 정리됩니다. 이는 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오는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앞두고, 북한이 전략적 수위 조절에 나선 점도 눈에 띕니다. 이번 당대회 기간 중 열린 열병식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전략 무기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선제 조치를 요구하는 '신중 모드'의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대남 관계는 '절연'..이재명 정부 정책 '기만극' 규정
이재명 정부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현 집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으로 규정했습니다. 통일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남북 교류와 대화에 대한 불신도 여과 없이 표현했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기회를 통해 우리 내부에 저들의 문화를 유포해왔으며 조선반도 비핵화 간판 밑에 우리의 무장해제를 획책하는 위해로운 존재"라고 했습니다. 역으로 보면 북한 정권과 주민에게 가장 위협적이고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K-콘텐츠, 한류 문화라는 말로도 들립니다.
"한국 완전붕괴 가능성 배제될 수 없어" 핵위협
비무장지대 일대를 물리적으로 봉쇄하는 작업을 통해 국경화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김정은은 "남부 국경선을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요새화하고 경계 체계와 화력 체계들을 보강하라"고 지시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남부 국경 지역의 모든 연계 통로와 공간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들을 연이어 강구하였다"고 풀어썼습니다.
'통미봉남(封南)' 넘어 '통미절남(切南)'..트럼프 방중 변수
이번 9차 당대회 보고를 보자면, 북한의 전략은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봉쇄와 전략적 무시 단계를 넘어 이제는 한국을 완전히 지우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에만 집중하겠다는 '물리적 절연'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핵무력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리고, 외부적으로는 러시아 등 우방국과의 밀착을 통해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며 미국과의 '대등한 협상'을 기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철저히 '적대적 이웃'으로 남겨두고, 국경 요새화를 통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내부 결속을 꾀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테이블세팅에 있어 변수는 역시 북미 대화겠습니다.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후로 어떤 움직임이 모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대화가 가급적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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