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상파 방송에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에게 지역 민영방송이나 중소 방송의 광고까지 함께 광고를 내도록 하는 이른바 '광고 결합판매'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오늘(26일) 청구인 이 모 씨가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2항이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2020년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 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심판 대상이 된 조항은 지난 1980년 도입된 것으로, 지상파 방송 광고를 대행하는 광고 판매 대행자(미디어렙)가 주요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판매할 때 지역 민방이나 중소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일정 비율 이상 결합해 판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당초 도입 취지는 지역 방송의 재정 기반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청구인 이 씨는 자신이 원하는 지상파 방송에 영업 실적 등을 광고하려 했으나,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중소 방송 광고까지 함께 사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광고주의 계약 자유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헌재 재판관 8명의 다수 의견은 지역·중소방송의 현실적인 상황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김복형 재판관은 다수 의견을 낭독하며 "광고주로서는 종합편성채널을 이용할 수도 있고 그 밖의 온라인 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선택할 수 있어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김복형 재판관은 이어 지역 및 중소지상파방송사업자의 지원 기금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용도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일일이 사용처를 나열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복형 재판관은 또 "지역 중소지상파방송사업자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더라도 결합판매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헌재는 지상파 광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결합판매의 실효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변화된 광고시장 상황에 맞춰 입법적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홀로 반대 의견을 낸 김형두 재판관은 결합 판매 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형두 재판관은 결합 판매제도를 지적하며 "광고주에게 사실상 조세나 특정 목적 부담금과 유사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유일하게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김형두 재판관은 유튜브, OTT 등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 지상파가 과거 같은 압도적 도달률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합판매는 광고주에게 특정 목적을 위해 광고전략 포기나 추가 지출을 강요하는 경제적 강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결합판매 제도는 지역 방송사들이 자체 생존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경쟁력 제고와 자립 기반 확립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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