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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개인적 사용 목적의 명품 리폼은 상표권 침해 아냐"

대법 "개인적 사용 목적의 명품 리폼은 상표권 침해 아냐"
▲ 루이비통

개인적 사용 목적의 명품 수선 요청을 받아 리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리폼업자의 수선 서비스가 명품 소유자 개인적 사용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품 제조·유통으로 볼 수 있다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그 판단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리폼업자의 상표권 침해에 관한 대법원의 첫 법리가 제시된 것입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오늘(26일)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이 모 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특허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씨는 2017∼2021년 고객으로부터 건네받은 루이비통 가방을 해체한 뒤 원단, 금속 부품 등 원자재를 이용해 크기·형태·용도가 다른 가방, 지갑을 제작했습니다.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제작비는 개당 10만∼70만 원이었습니다.

루이비통은 이씨가 자사 상표의 출처표시 및 품질보증 기능을 저하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지난 2022년 2월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명품을 리폼해 주문자에게 인도하는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2023년 10월 1심은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씨가 루이비통 가방의 원단을 사용해 리폼 제품을 제조해선 안 되고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리폼 후 제품이 그 자체로 교환가치를 지녀 중고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인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고, 일반 수요자들이 해당 제품의 출처가 루이비통에서 만든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2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주문을 받아 변형·가공하는 서비스를 제공를 했다면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씨가 리폼 전 소유자로부터 그 디자인, 형태, 목적, 등을 주문받아 리폼했고 그 결과물을 소유자에게 반환한 행위는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대법원은 리폼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위해 리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리폼업자가 일련의 리폼 과정을 지배·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자신의 제품으로서 거래시장에서 유통했다고 평가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소유자의 리폼 경위·내용, 리폼 제품의 목적·형태·개수 등에 관한 최종적 의사 결정의 주체, 리폼업자가 수령한 대가의 성격, 리폼 제품에 제공된 재료의 출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 책임은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명품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장에 유통되게 할 목적으로 리폼을 요청하는 등 상표권 침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는데도 리폼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해 그 행위에 관여했다면 상표권 침해에 따른 법적 책임을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대법원이 내놓은 첫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사건"이라며 "그 사회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판결을 위해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공개 변론을 열어 루이비통과 리폼업자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사건 주심인 권영준 대법관은 서울대 민법 교수 출신으로, 민법 권위자이면서 특히 저작권·지식재산권 분야에 해박한 학계 전문가인 점도 눈길을 끈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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