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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정상 또 축출돼…헤리, 취임 4개월 만에 '오명'

페루 정상 또 축출돼…헤리, 취임 4개월 만에 '오명'
▲ 호세 헤리 전 페루 대통령

페루에서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로 4개월 전에 취임한 대통령이 중국인 사업가와의 부적절한 유착 의혹을 받다 국회로부터 탄핵당했습니다.

페루 국회는 17일(현지시간) 임시 본회의에서 호세 헤리(39)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페루 국회의장(직무대행)은 "다수 의원이 헤리의 직무 태만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라며 "의원들은 헤리에게 국가 정상 역할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결정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페루 국회는 18일에 새 의장을 선출할 예정입니다.

국회의장은 7월 28일 임기 종료 때까지 헌법에 따라 임시 대통령직을 맡게 됩니다.

페루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국회에서의 의결로 곧바로 대통령이 탄핵됩니다.

국회에서 헤리 축출을 추진한 이유로는 중국 사업자인 양즈화와의 유착 의혹이 결정적이었습니다.

TV방송 RPP와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 페루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 출신 양즈화는 중국 수입품 상점을 운영하며 돈을 번 뒤 페루 에너지 산업 분야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그의 회사는 2023년 2천440만 달러(350억 원 상당) 규모 수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오는 6월부터 상업 운영을 개시하는 것으로 계획됐던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기준 '진척도 0%'를 보였다고 합니다.

현지 검찰은 헤리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2021∼2025년)이었던 2024년께부터 이 중국인 사업가와 교류하면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헤리는 장즈화 접촉 과정에서 후디(모자 달린 옷)로 얼굴을 가린 채 중식당에 들어가는 등 스스로 논란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페루 언론은 이번 정치적 스캔들을 '치파게이트'(Chifa gate)라고 부릅니다.

치파는 페루에서 현지화한 중국 음식 또는 페루 내 중식당을 통칭합니다.

페루 검찰은 여기에 더해 헤리가 최소 9명의 여성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행정부에 채용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입니다.

페루에서는 정치권의 부패가 끊이지 않고, 정치세력이 파편화돼 있어 최근 몇 년 새 대통령의 중도 낙마가 반복됐습니다.

2018년 1월 이후로 보면 약 8년 동안 7명의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헤리 역시 지난해 10월 디나 볼루아르테(63)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국회의장이었습니다.

이번 사태와는 별개로 페루에서는 오는 4월 12일에 대선과 총선이 치러집니다.

새 대통령 임기는 7월 28일부터 5년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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