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아예 실시하지 않는 학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수학여행과 수련회도 마찬가지인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최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초등학교 605곳 가운데 하루짜리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한 학교는 2023년 598곳에서 2025년 309곳으로 급감했습니다.
서울 초등학교 중 절반 이상이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지 않은 셈입니다.
[강영미/참교육 학부모회 회장 : 초등학교 1학년 때 딱 한 번 소풍을 갔고요. 소풍 한 번 간 거 제외하고는 체험 학습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졸업했습니다. (아이들은) 왜 우리는 가지 못하느냐 이렇게 울분을 토했고요. 6학년 학생들끼리 '교장선생님실 앞에 가서 시위라도 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도 했고요.]
기대했던 아이들과 부모님도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왜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가지 않게 된 것일까요?
발단은 지난 2022년에 발생한 한 사고입니다.
강원도 속초시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난 춘천소재의 한 초등학교.
당시 6학년 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로 학생들을 인솔하던 교사 2명이 업무상 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지게 됩니다.
해당 교사는 고령인 버스 기사의 예측할 수 없는 운행과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1·2심 재판부는 인솔교사가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인솔교사에게는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교사가 안전교육을 했더라도 사고로 인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2024년 학생에 대한 예방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교직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는 학교 안전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안전의무를 다했다는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 여전히 교사의 사고 부담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교사들이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게 된 이유가 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1. 교사에게만 지우는 수많은 책임
[정 온/초등교사 노동조합 대변인 : 버스기사의 음주운전 여부랑 타이어가 멀쩡한지 확인을 해야 된대요. 그래서 버스의 상태도 확인해야 하고 버스 기사의 상태도 확인을 해야 하고, 그 와중에 애들이 다 왔는지도 챙겨야 하는데 그러면 아이들이 핸드폰을 보면 멀미를 한단 말이에요 핸드폰도 못하게 해야 되고, 밥 먹는데 식중독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싸오면 안 되는 음식들 그런 것도 신경 써야 되고.]
2. 예측할 수 없는 민원들
[정 온/초등교사 노동조합 대변인 : 그리고 일거수일투족의 민원이 들어오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 명이 물통을 안 가져왔어요. 목이 마르다고 해서 사비로 물 사주면 선생님 왜 걔만 예뻐해요. 물을 안 사주면 어떻게 물을 안 사줄 수가 있어요. 근데 이게 당장 민원이 들어온 게 아니라 한 3~4개월 있다가 사실 그때 굉장히 기분 나빴다, 이런 식으로 민원이 들어오니까 진짜 너무 힘든 거죠.]
그렇다면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정말 없을까요?
서울시교육청은 조만간 1일형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수련활동을 통합한 안전관리지침을 각 학교에 안내해 교사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데요.
[정 온/초등교사 노동조합 대변인 : 저는 안전관리 지침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내실 있는 현장 체험 학습을 할 것인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교장 :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활동에서 일어난 예기치 못한 사고에 관련돼서는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교육청에서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을 맡는 식으로 이렇게 반영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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