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 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20대 여성 김 모 씨가 오늘(12일) 구속됐습니다.
서울북부지법 최기원 영장전담 판사는 오늘 상해치사·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습니다.
벤조디아제핀은 불면증과 불안장애 등의 완화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 40분쯤 20대 중반 남성 A 씨와 함께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들어갔다가 약 2시간 뒤 혼자 빠져나왔습니다.
A 씨는 이튿날 오후 6시쯤 객실 내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모텔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같은 날 오후 9시쯤 강북구 미아동에서 김 씨를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긴급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는데, 김 씨의 집에서는 다량의 약물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 약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김 씨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포렌식 중입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녔고, 모텔에서 (피해자와) 의견 충돌이 발생해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숙취해소제를 건넸다"며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이 약물은 김 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또 경찰의 연락을 받은 뒤에야 피해자들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이 김 씨를 A 씨 사건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던 건 앞서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수사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난달 말 한 20대 남성으로부터 "김 씨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김 씨와 교제 중이던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11시 30분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김 씨가 건넨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의식을 잃어 병원에 호송됐습니다.
남성은 사건 이후 12월 말까지 김 씨와 교제하다가 김 씨가 당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하며 회피하자 1월 초 결별했고, 그 후 경찰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에도 20대 후반 남성 B 씨와 함께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모텔에 입실했다가 몇 시간 뒤 혼자 빠져나왔습니다.
B 씨는 이튿날 오후 모텔 직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정 접수 후 빠르게 김 씨를 조사하거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변사 사건 관련해 CCTV 영상을 통해 불상의 여성을 확인하고 동선 추적과 블랙박스 분석을 했다"며 "이 여성이 앞선 진정 건의 피진정인과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1차 변사 사건은 지난 6일에서야 (피해자 몸에서) 약물이 검출됐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며 "의심이 확신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고, 김 씨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고 부연했습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투입 등 추가 수사를 통해 김 씨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며 "유가족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대응하는 한편 추가 피해 여부도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