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정부가 오늘(12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올 5월 9일 종료하면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도할 때 실거주 의무를 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등 보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은 한동안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 조정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관련 보완책을 발표하면서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중 10·15 대책 이전 지정된 기존 지역은 5월 9일 이전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르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현재 조정대상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여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는 탓에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거래가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임대 중인 주택은 무주택자가 매수자인 경우에 한해 최장 2년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일시적인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가 가능해지는 셈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4월 중순까지 다주택자들이 절세 매물을 내놓으면서 일종의 '반짝 할인' 시즌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서울 강남과 비강남 모두 매물이 나오고, 여기에 주택임대사업자와 1주택자들도 매물을 내놓을 수 있어 '매물 잠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부활하되 세를 낀 매물이라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보완책"이라며 "무주택자의 토허구역 내 내집 마련 장벽이 낮아진 것이 긍정적이며, 단기적으로 거래량 회복과 매물 잠김 해소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임대차 기간이 남은 갭투자 매물은 무주택자만 매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고, 대출규제로 주택 구입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매물 소화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미래 실거주 겸 상급지 선점을 위해 세입자 만기가 남은 급매물을 찾는 무주택자의 움직임도 어느 정도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만기에 맞춰 실입주해야 하고, 대출한도 역시 제약이 많아 조건에 부합하는 '구매력을 갖춘 무주택자'에 한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임차인의 보증금이 당장 무주택자의 잔금 부담을 줄여줄 수는 있겠으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1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 6억 원을 다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전세보증금이 있거나 6억∼10억 원 정도 가격대인 주택에 수요자 유입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도 가격이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는 강남권 선호지역은 일시적 갭투자가 허용돼도 무주택자에게는 문턱이 높아 매물이 늘어도 거래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방침으로 갭투자가 가능하려면 토지거래허가 신청일 기준으로 무주택자여야 하고 이는 서민에게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접근할 수 있는 단지 규모가 한정적"이라며 "이곳은 결국 현금 부자들이 사야 하는데 그들이 무주택자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늘어나는 매물을 시장이 소화하는 데 제약이 있는 조건을 고려하면 한동안 매도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국면이 형성돼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박원갑 위원은 "매수자들이 대출규제 등으로 매물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장은 아니겠지만 호가가 내려가고 나면 일부 지역에서는 1분기 말쯤 단기적으로 시세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오늘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2천357건으로 1개월 전(5만 6천375건) 대비 10.6% 증가했습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4천462건)가 31.8%로 증가폭이 가장 컸고 성동구(1천573건, 31.6%), 광진구(1천25건, 27.0%), 서초구(7천201건, 20.5%), 강동구(3천28건, 19.9%) 등도 한 달 새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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