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 질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빗썸이 대규모 비트코인을 실수로 잘못 지급한 사태를 두고 "가상자산거래소의 정보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원장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가상자산거래소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키기 어렵다며,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 규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원장은 오늘(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2026년 금감원 업무계획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에 관해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정보시스템 자체의 근본적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원장은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가상자산 정보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레거시화(제도권 편입)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인허가 리스크까지 발생할 수 있게 하는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검사 결과를 반영해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때 강력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반환 대상이라는 점도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애초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 원씩 당첨금을 주겠다고 고지를 분명히 한 만큼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면서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오지급된 코인을 팔아 현금화한 투자자들은 "재앙적인 상황"에 처했다고도 표현했습니다.
이들이 오지급된 코인을 매도했을 당시보다 현재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만큼 원물 반환 때 거액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 원장은 다만 "원물 반환을 안 해도 되는 사람도 있다"며 빗썸에 오지급된 코인을 빗썸이 보낸 것이 맞는지를 확인한 한 투자자의 사례를 소개한 뒤 "나머지 사람들은 끝까지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이 빗썸 사태를 예방할 수 없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담당 인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그나마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작업에 집중 투입돼 있다"고 인력구조의 한계를 털어놨습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과 관련해서는 현행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받고, 민생금융범죄 중 불법사금융까지만 직무범위를 확대하기로 금융위와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불법사금융 관련 외에는 금감원의 특사경 확대를 불편해하는 많은 기관이 있다"며 "(나머지 영역은) 다수 국민이 요구할 때 입법적 환경이 조금 더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권을 부여받더라도 "수사 착수 전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애초 수사 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사심의위를 금감원 내부에 두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금융위 통제를 받기로 정리된 것입니다.
이 원장은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는 부질없는 일"이라며 "핵심은 48시간 내 결론을 내자는 것, 수사 신속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의 기관 성격은 국가기관이 바람직하다'고 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의 발언은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했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는 "입장이 바뀐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나 일본 금융청을 예로 들어 "일반 공무원이 아니고 별정직으로 구성되며, 급여체제나 재정구조도 다른 독립된 기구"라면서 "반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국가 정책방향에 의해 (금감원 독립성이) 좌우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재산공개를 통해 알려진 이 원장의 개인투자조합 투자와 관련해서는 "소득공제용으로 하고 있다"며 금감원 감독 대상이 아닌 스타트업 벤처 10∼15곳에 분산투자하는 형태라 이해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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