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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내뱉는 유치원생에 화들짝…아예 폰 뺏어야 할까요?" [스프]

[지식의 발견]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

⚡ 스프 핵심요약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자기조절능력'이 중요한데, 초등 3~4학년 이후라도 부모의 관리가 필수입니다.

강제 금지나 감시는 반발을 부르므로, 부모가 함께 콘텐츠를 시청하며 비판적 사고를 모델링하고 투명한 신뢰 관계 속에서 조절 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은 극단적 처방 대신 오프라인 대체 활동으로 해결해야 하며,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디지털 디톡스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 언제 사줘야 하나요? 

몇 살이 중요한 게 아니고요. 아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있는 나이가 보통은 초등학교 중간 학년인 3, 4학년 이후거든요. 그래서 저학년 때 스마트폰을 사줬다면, 가능하면 약속을 철저히 해서 스스로 반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거치면 좋겠다. 아이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뇌가 스마트폰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고, 스스로 판단할 수 없어요. 정 사줄 수밖에 없다면 부모가 정말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셔야 돼요. 근데 부모가 그럴 여력이 없고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기를 기대하는 망상을 갖고 있다면 사주면 안 됩니다. 절대 애들은 조절 못해요.

아이 스스로 어떤 콘텐츠가 유해한 지, 어떤 콘텐츠가 가짜고 왜곡돼 있고 해로운 콘텐츠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교육시켜 줘야 된다. 근데 그게 에너지가 보통 드는 게 아니거든요. 몇 번 하다가 말아요.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약속해서 반납 잘하면 무슨 콘텐츠를 봤는지는 별로 신경 안 쓰고 너무 시간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거예요.

어떤 유아는 어른들이 쓰는 이상한 말들을 갑자기 하는데 유튜브에서 본 거래요. 학교도 안 들어간 학령전기 유치원생이. 대부분은 유튜브에서 어른들끼리 하는 예능 같은 데서 본 말들을 갑자기 밥 먹다가 한다거나 하는 경우인데, 부모가 관리 안 한 거거든요. 애가 뭘 보는지 알아야 되고 함께 봐야 돼요. 영유아기 때는 절대 안 되고 초등학교 때도 관리를 하셔야 되고 고학년부터 '스스로 판단해서 잘 조절하겠지, 시간만 내가 좀 컨트롤해 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고, 함께 조절하는 힘을 키워줘야 되고 노력해야 된다.

Q. 세계 최초로 호주에서 청소년의 SNS 사용을 아예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었습니다.  SNS가 그만큼 아이들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뜻 아닌가요?

SNS 자체가 악영향을 준다고도 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인데요. 실제로 SNS 중에서도 여러 가지가 폐쇄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들이 있다고 해요. '(SNS) 계정을 갖지도 말아라' 그것을 이행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게 하는 것을 들으면 '이게 정말 전 세계적 최초의 사례이긴 하지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법으로까지 통과되지 않았나' 그만큼 SNS, 특히 청소년의 SNS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경종을 울리는 시대가 왔다.


청소년 SNS 금지법보다 더 중요한 건?
학생 스마트폰

Q. 우리도 청소년 SNS 금지법 도입?

강제로 막으면 은밀하게 지하의 세계로 향하는 게 인간의 생리거든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예요. 강제로 못하게 하면 공기계를 사서 한다거나 비공식적 SNS 플랫폼으로 이동한다거나 메시징 앱 같은 데로 가서 활동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 중요한 거는 사용을 하되 건전하게,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이라고도 하는데요.

디지털 문해력이란 스마트폰이나 SNS를 무조건 하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하더라도 노출된 정보나 콘텐츠를 그대로 믿지 않고 이게 왜곡된 것인지 편향된 정보는 아닌지 등을 스스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과도하게 감정 이입하거나 휘둘리지 않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세 번째는 온라인 세상과 현실 세상을 구분해야 되는데 현실 속에서 연관 지어서 행동하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잘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디지털 문해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자기 개인 정보를 너무 쉽게 노출하는 애들도 있어요. 그것 때문에 사건들도 있고 피싱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억울한 일들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사이버 불링이나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 '(상대방이) 개인 정보를 노출하라'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사진을 보내라' '생년월일이 어떻게 돼?' 그럴 때 '이게 개인 정보를 노출하는 거다'라는 판단력을 갖고 안 해야 된다. 그런 힘을 기르는 것이 디지털 문해력인데, 제일 중요한 거는 아이들이 지금 무분별한 콘텐츠와 알고리즘의 노예가 된 형국에서 스스로 그거를 비판할 수 있고 '이거는 문제다. 이건 내가 더 이상 보지 말아야지. 이 알고리즘으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야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아야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잘 안 깨달아져요. 그거는 사실 부모가 도와줘야 돼요. 부모가 함께.

Q. 한 번씩 검사해야 됩니까?

영유아기 아이에게 디지털 문해력 얘기해 봤자 됩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죠.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고등학교쯤 되면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야 돼요.

Q. 그런 정보나 넘쳐나는 가짜 뉴스에서 너를 지켜야 된다.

근데 그게 뭔지를 모르잖아요. 뭐가 가짜 뉴스인지. 그래서 처음에는 함께 콘텐츠를 보는데 감시하듯이 '너 뭐 봤는지 갖고 와 봐'가 아니라 '네가 요새 보고 있는 거, 네가 요새 구독하고 있는 채널, 어떤 부분이 재미있어서 보는 거야? 엄마도 좀 알자. 너랑 대화를 하고 싶어서 그래'라고 하면서 보고 '이거는 잘못된 정보인데? 여기는 왜 이렇게 욕설이 난무하지? 이거는 콘텐츠를 만든 사람한테 윤리적 문제가 있는데?' 이런 것들은 부모가 더 판단을 잘할 거 아니겠어요.

결국 관심을 갖고 아이하고 함께 콘텐츠를 보면서 '엄마가 볼 때 이거는 이러이러한 것 같아' 하면서 부모의 비판적 사고를 아이가 모델링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된다. 처음부터 앉혀놓고 (원칙을) 말한다고 애가 디지털 문해력이 빵 하고 키워지는 건 아니죠. 그래서 함께 콘텐츠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Q. 아이가 잘 때 핸드폰을 열어서 유튜브를 열어보는 그런 게 아니라, 함께 얘기를 하면서 풀어가는 쪽으로.

신뢰 관계가 중요하잖아요. 내가 잘 때 부모가 몰래 스마트폰을 봤다는 것 자체가 벌써 더 은밀하게 숨기고 피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뭐든지 투명하게 하는 게 좋고.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관리 감독할 의무와 책임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화낼 거라고 생각하고 그걸 은밀하게 하거나 아이 눈치를 볼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안 하는 게 오히려 방임이고 방치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이미 SNS에 빠졌다면 극단적인 처방만이 답?
Q. 이미 SNS나 휴대전화에 너무 심취한 아이들에게 아예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는 거죠. 휴대전화 압수, 스마트폰 계정 삭제. 이렇게 하면 또 후폭풍이 장난 아닐 것 같거든요.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면 될 것 같아요. 내가 뭔가를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배우자가 갑자기 '이제 오늘부터 금지야' 그러면 부부싸움만 나지. 어른들도 똑같거든요. 자녀가 아무리 힘이 없다지만 그렇게 과도하게 처벌적으로 하면 반발심만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게 없어지지도 않아요.

문제 행동을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체가 될 만한 행동을 늘려서 문제 행동인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공간과 시간을 줄여간다. '붕괴시킨다'. 오프라인 활동을 늘리고.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아이로 인해 하소연하는 부모들이 진료 현장에 정말 많거든요. 그러면 아이한테 물어봐요. '스마트폰을 왜 그렇게 많이 해?' 그러면 '달리 할 게 없잖아요' 그렇게 표현하는 애들이 정말 많아요. 밖에 나가서 뛰어놀 친구도 없고 다 학원 가 있고, 엄마가 나하고 놀아주기를 했어, 보드게임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어, 바둑을 두기를 해, 책을 함께 읽어주기를 해.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 생각해 보면 우리 뭐 했죠? 윷놀이하고 보드 게임하고 부루마불 게임하고 딱지 만들어서 치기도 하고 등산 가고 놀러 가고 만화책 읽고 책 읽는 그런 게 재미였잖아요. '그런 것들로 대체해라'가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가 좋아서 빠져드는 것보다 달리 할 게 없는 아이들이 많다. 그러면 달리 할 게 있게 만들면 되지 않냐. 이거는 정신과 의사들 포함해서 교육 심리학자들이 다 하는 이야기예요. 대체할 오프라인 활동을 함께 많이 해라. 그래서 선택지가 많아지게 해라, 할 게 스마트폰밖에 없게 만들지 말고. 근데 잘 안 되죠. 스마트폰 안에 친구도 있고 게임도 있고 놀이 문화가 다 들어 있고,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어쩌겠습니까?

부모님들도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 보거나 TV로도 유튜브 보잖아요. 그러지 마시고 적어도 아이가 집에 있는 동안만큼은 스마트폰 끄고 디지털 디톡스를 하면서 아이한테 모범을 보여라. 일부러 아이 보는 앞에서 책도 읽고 밖에 나가서 운동도 하고 함께 헬스장도 가서 서로 얼마나 뛰었는지 비교도 해보고, 그런 활동을 많이 하면 좋겠다. 그러면서 소통도 하는 거죠. 부모와 하는 소통이 사실 더 즐겁거든요.


막는 앱보다 더 중요한 건? 스스로 조절하는 힘
Q. 스마트폰 자녀보호 앱, 최선의 수단인가?

패밀리 링크는 최소한의 장치이지 보조적 수단 정도로만 활용해야지, 아이를 전부 다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또 하나는, 부모는 감시자가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아무리 패밀리 링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부모의 눈을 피해서 시간을 늘리고 싶다면 친구 것으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해서 시간을 조절하고 유해 콘텐츠에 접속하지 않는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고, 무엇보다도 부모가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부모 본인은 스마트폰 하고 있으면서 '너 스마트폰 그만해' 이런 게 최악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최악이죠. 근데 생각보다 그런 분들 많아요. 엘리베이터나 식당 같은 곳에서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이야기 안 하고 다 스마트폰 보고 있어요. 식당에 부모가 책을 갖고 간다거나, 하다못해 냅킨에 적혀 있는 격언 같은 거 보면서 '이 격언은 누가 얘기했을까' 그렇게 얘기를 한다거나. 아이들은 작은 장난감 큐브 같은 거 갖고 다니면서 누가 빨리 맞추나 시합도 하고. 많이들 해요. 외래 대기실에서도 스마트폰보다는 그런 거 갖고 와서 종이 접기도 하고 그러는 분들이 은근히 많이 있더라.

Q. 디지털 모범을 보여라.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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