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와사키 에이코(오른쪽 두 번째) 씨가 북송 피해자 단체 '모두 모이자' 회원과 지원 변호사들과 함께 일본 법원 앞에서 요구사항을 담은 팻말을 들고 있다.
'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갔다가 탈북한 재일교포들에게 북한이 배상해야 한다는 일본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와 국내 북한인권 단체 등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이날 가와사키 에이코 씨 등 북송 재일교포 원고들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북한 정부가 현재 생존해 있는 원고 4명에게 8,800만 엔(약 8억 2,6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1960∼1970년대 북송 사업으로 북한에 들어갔다가 탈북한 원고들은 '지상낙원'이라는 말에 속아 갔다가 인권을 억압당했다며 지난 2018년 북한을 상대로 도쿄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북송 사업은 북한과 일본이 체결한 '재일교포 북송에 관한 협정'에 따라 1959년부터 1984년 사이에 조선총련계 재일교포들이 북한으로 가서 정착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소송은 북송 사업과 관련해 북한 정부의 책임을 따지는 일본 내 첫 민사재판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북한에 부당하게 억류됐고 가족 출국이 방해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일본 법원이 관할권을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북한으로의 이주 권유로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재판관할권은 일본에 있다고 인정했지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20년의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2023년 도쿄고등재판소는 "북한의 불법 행위로 발생한 침해(侵害) 전체의 관할권은 일본 재판소에 있다"며 이를 뒤집고 사건을 도쿄지방재판소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이에 따라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처음으로 북한에 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와 국내 북한인권 단체 등은 이번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제임스 히난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장은 보도자료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행한 인권 침해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유의미하게 인정받은 결정"이라며 "이번 재판부 결정이 더 많은 책임규명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망초, 6·25 국군포로가족회,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등은 공동성명에서 "승소한 북송 재일교포 원고들이 일본 내 북한 자산을 찾아 배상판결을 집행하여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국내 법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탈북 귀환 국군포로들이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북한 저작권료에 대해 벌이고 있는 추심금 소송 상고심 판결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며,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요청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모두 모이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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