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발견된 6만 7천800년 전 손자국 그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의 한 동굴에서 6만 7천800년 전에 만들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음각 손자국 그림이 발견됐습니다.
이 발견은 초기 인류가 술라웨시를 경유하는 북부 경로를 통해 호주로 이동했다는 가설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호주 그리피스대 막심 오베르 교수가 이끄는 호주·인도네시아 연구팀은 2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 무나섬의 석회암 동굴 내 암각화 중 일부가 6만 7천800년 전의 음각 손자국 그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그림은 이전에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현생인류의 가장 오래된 암각화보다 최소 1만 5천 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호주 원주민의 조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초기 인류 집단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음각 손자국 그림은 암벽에 손을 대고 주변에 안료를 뿌리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동부의 위성 섬 중 하나인 무나(Muna) 섬 석회암 동굴 내에서 훨씬 최근에 제작된 다른 그림들에 둘러싸인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연구팀은 무나섬의 리앙 메탄두노 동굴에서 발견된 그림 위와 아래에 형성된 미세한 광물 침전에 첨단 우라늄-계열 연대 측정 기법을 적용해 암각화가 제작된 시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암각화 사이에 있던 음각 손자국 그림의 제작 연대가 6만 7천800년 전으로 측정됐습니다.
또 다른 그림들의 연대 측정 결과 이 동굴에서는 2만여 년 전까지 최소 3만 5천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무나 섬의 이 동굴이 초기 인류가 매우 긴 기간에 걸쳐 그림을 그리는 장소로 사용됐음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발견된 음각 손자국 그림에서 손가락 윤곽이 의도적으로 좁게 변형돼 전체적으로 발톱과 같은 손으로 표현돼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변형 양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동연구자인 그리피스대 애덤 브럼 교수는 "초기 인류의 예술은 인간과 동물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개념을 상징할 수 있다"며 "이렇게 좁게 표현한 손가락이 지닌 상징적 의미는 아직 추정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아디 아구스 옥타비아나 박사는 "이 그림을 만든 사람들은 이후 이 지역 전반으로 확산해 궁극적으로 호주에 도달한 더 큰 인구 집단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호주, 태즈메이니아, 뉴기니 등이 하나의 육지로 돼 있던 플라이스토세 시대의 사훌(Sahul) 고대륙에 인류가 처음 정착한 시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약 5만 년 전이라는 가설과 최소 6만 5천 년 전에 도착했다는 가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옥타비아나 박사는 "이번 발견은 최초 호주인 조상이 6만 5천 년 전 술라웨시를 거쳐 뉴기니 지역으로 이어지는 북부 경로를 통해 사훌 고대륙에 도착했다는 가설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논문 교신저자인 오베르 교수는 북부 경로를 따라 초기 인류의 예술과 거주에 대한 추가 증거를 계속 탐색 중이라며 "이 발견은 술라웨시와 서부 뉴기니 사이에 있는 수많은 인도네시아 섬의 고고학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hdi Agus Oktaviana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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