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에 이식하는 아킬레스건을 반으로 자른 뒤 온전한 제품인 것처럼 속여서 유통한 일당이 3년 전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서 처벌을 받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명운/당시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2계장 : (십자 인대가) 파열됐을 때 그 부분을 이어주기 위해서 이 아킬레스건이 필요한데 반을 잘라 가지고 환자의 몸에 이식을 한 거예요.]
서울경찰청은 지난 2023년 11월 식약처 사용 승인 없이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온전한 아킬레스건인 것처럼 속여 납품해 요양급여 100억 원을 챙긴 혐의로 수입업체 대표와 영업사원 등 85명을 대거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14개월 뒤인 지난해 1월,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겠다던 발표와 달리 돌연 모두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유령 대리 수술 등에 가담했던 병원장과 영업사원 등 10명만 기소됐을 뿐,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납품한 업체 22곳과 대표 등 관계자들은 무혐의 처리된 겁니다.
불송치 결정서에는 "반쪽 아킬레스건이라고 해서 별도로 정부의 사용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식약처 입장이 근거로 적시됐습니다.
원래 환자의 몸에 맞춰 수술실에서 잘라서 쓰는 만큼, 아킬레스건이 반쪽이라고 해서 별도 승인할 이유가 없다는 게 식약처 입장입니다.
경찰 발표 이후 수입 업체가 부정 수급한 요양급여를 돌려달라며 건강보험공단도 환수 소송을 진행했지만, 역시 패소했습니다.
[최정규 변호사/공익제보자 변호인 : 처벌도 안 되고 환수도 안 된다고 한다면 사실은 그 업체에 면죄부를 주는 거죠. 마음대로 반쪽짜리 4분의 1짜리 10분의 1짜리를 막 유통해도 된다는 건데.]
반쪽 아킬레스건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4천19명인데, 어렵게 연락이 닿은 한 환자는 '몰랐다'고 털어놨습니다.
[수술 환자 : 알 수가 없죠. 설명을 지금 전화 와서 지금 처음 듣는 건데. 그때 보험사나 공단에 얘기했을 때도 얘기해 주는 사람도 없었고.]
건보공단은 완전체와 반쪽 아킬레스건이 가격이 다르고 요양급여 기준이 되는 심평원에 별도 코드로 등록돼 있다며, 1심 결과에 항소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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