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뱃속에서 털코뿔소 조직 조각이 나온 빙하기 늑대 새끼(Tumat-1)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출토된 빙하기 늑대의 위 속에서 멸종한 털코뿔소의 조직이 발견됐습니다.
전체 유전체(게놈) 분석 결과 털코뿔소가 빙하기 말 온난화 속에 갑자기 멸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카밀로 차콘-두케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15일 과학 저널 게놈 생물학 및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서 빙하기 늑대의 위 속에 있던 털코뿔소 조직을 이용해 전체 게놈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털코뿔소는 마지막 빙하기 말까지 유전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이는 이들이 점진적 개체 감소가 아니라 빙하기 말 기후 온난화 속에 개체군의 급격한 붕괴로 멸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분석된 털코뿔소 조직은 시베리아 북동부 투마트 마을 인근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마지막 빙하기 시대의 냉동된 늑대(Tumat-1)에서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이 늑대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위 속에서 털이 덮인 작은 조직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과 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 조직은 1만 4천400년 전 털코뿔소(woolly rhinoceros)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털코뿔소 표본 중 멸종 시점에 가까운 개체 중 하나입니다.
논문 교신저자인 차콘-두케 박사는 "멸종 직전에 살았던 개체의 유전체를 회수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분석할 수 있다면 멸종 원인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른 동물 위장에서 발견된 빙하기 동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투마트-1 털코뿔소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1만 8천 년 전과 4만 9천 년 전으로 연대가 추정되는 표본의 고품질 털코뿔소 유전체와 비교했습니다.
이를 통해 마지막 빙하기 동안 털코뿔소의 유전체 다양성, 근친교배 수준, 해로운 돌연변이 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털코뿔소가 멸종에 가까워질수록 근친교배가 증가하거나 유전적 상태가 악화했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멸종에 가까워지면 보통 개체가 줄어 근친교배가 늘고 돌연변이 등 유전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과 상반됩니다.
연구팀은 이는 털코뿔소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비교적 안정적이고 규모가 큰 개체군을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전체에서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인 개체군 감소를 시사하는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는 털코뿔소의 멸종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났고, 빙하기 말 전 지구적 기후 온난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러브 달렌 교수는 "이 연구는 털코뿔소가 시베리아 북동부에 인류가 처음 도달한 이후 약 1만 5천 년 동안 생존 가능한 개체군을 유지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인간의 사냥이 아니라 기후 온난화 때문에 멸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사진=Mietje Germonpre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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