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건물에 호화시설 설치하며 세금 남용했다?
사실 이 문제는 파월을 밀어내고 싶은 트럼프와 참모들이 직접 제기한 것이다. 7월에 이례적으로 연준 청사 공사현장을 방문해 생방송 상황에서 파월 의장에게 질문한 이후, 계속 공격의 소재로 삼아왔었다. 이번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전 폭스뉴스 진행자인 '지닌 피로' 워싱턴DC 연방 검사장이 지난해 11월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공화당 소속 '애나 폴리나 루나' 하원의원이 파월 의장이 의회 증언 과정에서 위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무부에 형사 고발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비용이 불어나는 것을 관리하지 못한 것이 죄라는 것인지, 공사비를 착복했다는 것인지 모호하다보니 결국 '의회 위증'에 방점을 둔 것으로 추측된다.
공사비 공세 퍼붓던 트럼프 "수사는 난 모른다"
하지만 미국 레거시 언론사들의 취재는 독립성이 보장된 법무부가 움직인 배경에 쏠리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소환 통보를 받기 하루 전 백악관에 모인 연방 검사들에게 '내 타깃을 기소하는 데 좀 더 빠르게 움직여 달라'고 압박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특히 '팸 본디' 법무장관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임명 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이 신문은 본디 장관을 '나약하고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자주 비판했던 트럼프가 파월 의장이 소환장을 받은 직후, 갑자기 칭찬하고 나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법부 장악에 대한 미국 지식인층의 우려가 증폭된 부분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달리 당황스런 기색이 뚜렷하다. 중앙은행에 대한 공격으로 채권 시장이 동요하는 것이 정치적 역풍을 부르고 있는 점, 또 법무부의 독립성에 본격적으로 의문이 제기되는 점에 긴장하는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이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공식 멘트를 던진 것은 급박함의 표출로 보인다.
전설 '재닛 옐런'의 참전.."'재정지배'의 위험 커졌다"
전임 연준 의장이자 재무장관을 지낸 재닛 옐런의 공개 발언이 주목된다.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며 정치적 사안에 언급을 안 하는 평소 모습과 달랐다. 옐런 전 의장은 12일(현지시간) TV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극도로 소름 끼친다"면서 이번 사안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을 잘 알고 있는데, 그가 위증했을 가능성은 '제로'(0)"라며 "나는 그들이 파월의 자리를 원하고 파월을 내쫓고 싶어서 공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과 경제학계는 '트럼프가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이 '물가와 고용 안정'이란 목표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보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출한 것이다. 쉽게 말해, Fed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트럼프가 연일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학회 토론회에서 옐런 전 의장의 언급은 원칙적이면서도 분명했다. "정부가 부채를 갚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책임은 Fed가 아니라 의회와 정부에게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행동이 제약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일단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으면 물가를 다시 안정시키는 비용은 훨씬 커진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연준의 '결집', 파월, 2028년까지 이사직 유지 가능성
유럽중앙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 10명도 공동성명을 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물가 안정, 금융 안정, 경제 안정의 초석"이라고 강조한 성명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름이 나온다. 이번 수사 시도가 통화정책의 중립성이라는 큰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는 글로벌 공감대가 생기는 양상이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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