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 시내의 시위대 모습
민생고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8일에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시위대가 모였고, 대학생과 노조 등이 합류하며 시위는 지난달 28일 발발 후 최대 규모에 달했습니다.
시위는 9일 오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경 진압과 충돌로 지금까지 45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 당국은 전역에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차단해 외부 소통을 막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위의 정확한 전개 상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SNS를 통해 이란 곳곳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대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 서부 주요 도로에 대규모 시위대가 모여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쳤고, 주변을 지나는 차량도 경적을 울려 지지를 보냈습니다.
북부 타브리즈, 동부의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등에서도 대규모 인파가 모였습니다.
현장에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겨냥해 "팔레비 왕조가 돌아올 것", "세예드 알리는 무너질 것" 같은 구호가 들렸습니다.
이런 구호는 이란에서 혁명으로 수립된 신정체제의 철권통치 아래 절대 금기시되어온 것들입니다.
남부 쿠체나르에서는 시위대가 2020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실권자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동상을 끌어내며 환호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대학생, 노동자들의 동참도 늘며, 테헤란의 아미르 카비르대는 기말고사를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단지가 있는 칸간의 노동조합은 파업에 돌입하고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다며, 보안군의 발포로 많은 조합원이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에너지 수출이 최대 수입원인 이란에서 석유 시설 가동 중단은 경제난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20대 여성이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당국에 끌려가 살해된 사건에 반발해 2022∼2023년 이어진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활동가 뉴스통신'은 이란 31개 주 총 348개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1979년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 레자 팔레비는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대중을 향해 거리로 나와 단결된 전선으로 요구를 외치라고 촉구하는 동시에 당국을 향해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시하고 있다며 "국민 탄압은 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국민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란 국영TV는 시위대의 폭력으로 사상자가 발생했고 승용차, 오토바이, 버스,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불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러 요원이 이런 방화와 폭력을 야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유혈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란 내 인권 단체 '이란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시위는 92개 도시로 확산해 최소 2천76명이 체포되고 최소 36명이 사망했습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인권'은 시위 발발 후 보안군이 미성년자 8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의 시위대를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탄압 정도가 갈수록 더 폭력적이고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수백 명이 부상하고 2천 명 넘게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란 언론과 정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보안군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리얄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테헤란 시장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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