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이 몇몇 사람들의 취업을 차단하기 위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관리한 정황이 또 나왔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태도가 안 좋은 사람들을 미리 떨어뜨리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 11월 12일 쿠팡 임직원들이 주고받은 내부 이메일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채용 절차 점검에 대비하기 위한 내용으로, 현재 임시 대표를 맡고 있는 해롤드 로저스 등 임원급에도 공유됐습니다.
당시 쿠팡은 '쿠팡 친구'라는 이름의 배송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이메일에서 쿠팡 인사 담당 부서의 한 직원은 '심사숙고 고려 대상자 리스트'라는 문제를 언급합니다.
쿠팡 친구 채용 과정에서 "고령자, 운전 테스트 시 태도 불량자, 해고로 퇴사한 인력, 성범죄 이력자 등을 관리하다가 이들이 지원할 경우 입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식의 취업 제한이 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 금지 조항 위반에 해당된다며 5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근로기준법에도 불구하고 해당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법률이 있는지 여부 등을 김앤장이 추가 연구하여 보고할 예정"이라고 썼습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해당 리스트를 운용해 왔으며, 노동부 점검에 대비한 다른 법적 논리를 마련하려던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다만, 이후 14일과 18일 주고받은 메일에서는 심사 숙고자 리스트 등을 삭제하기로 했고, 실제 삭제됐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삭제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쿠팡 본사에서 채용을 배제하기 위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보유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24년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 풀필먼트에서 불거졌던 블랙리스트 의혹은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수사 중입니다.
쿠팡 측은 SBS에, 회사의 정당한 해고 조치로 해임된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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