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연례행사처럼 새해맞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도 김정은 총비서가 딸 주애를 데리고 이 행사를 관람했는데, 이전과는 달리 노동당 색채가 상당히 옅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우리는 조선사람, 우리는 조선사람.]
2026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의 새해맞이 축하 공연입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2018년 가수 이선희 씨와 듀엣을 했던 김옥주를 비롯해 북한에서 유명한 가수들이 총출동했습니다.
공연장은 무대 위는 물론 관람석까지 인공기로 거의 도배가 됐습니다.
남성 무용수는 인공기 티셔츠를, 여성들은 인공기 색깔인 빨간색 드레스를 입었고, 관람객들은 칼바람 속에서 크고 작은 인공기를 흔들며 호응하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동안 현장은 '격정의 도가니'였다고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날 선보인 또 다른 노래들은 어땠는지, 영상을 살펴봤습니다.
[조국이여. 번영하라. 아. 나의 조국아.]
'내 나라', '희망 넘친 나의 조국아' 처럼 북한의 국가적 지위를 강조하는 노래가 대부분입니다.
특이한 것은 예년과 달리 노동당을 전면에 내세운 선전 가요가 보이지 않고, 노동당 깃발 역시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 국가인 북한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입니다.
[2025년 새해맞이 공연 영상 : 내 운명 당이여.]
[2025년 새해맞이 공연 영상 : 당이여. 어머니시여.]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방안으로 과거에는 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조국' '나라' 개념을 앞세워 애국심을 제고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우리국가제일주의를 김정은의 이른바 혁명 사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영선/건국대학교 교수 : (선전 작업에 있어서) 예전 같으면 당이 국가를 주도하고 이끌어 나간다는 당 영도체제가 중심에 섰다면 이제 국가가 가고 당이 그 뒤에서….]
최근에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인공기 색깔의 목도리를 메고 김정은의 현지 지도 일정에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국가 상징물 활용도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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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김아영 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북한 내부엔 없는 '마두로 생포' 뉴스?
[김아영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의해서 침실에서 생포된 게 오늘(9일)로 7일째입니다. 북한 외무성이 입장을 내기는 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미국을 강력 규탄한다고는 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대외용입니다.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티비 등 대내매체에는 관련 소식이 전혀 실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이거나 몰래 외부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북한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초유의 사태를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Q. 북 국제뉴스 어떤가? 베네수엘라 보도는?
[김아영 기자 : 제한적이긴 한데요. 그래도 북한 역시 자신들의 행보를 정당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국제 동향들은 매일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해 왔나 살펴봤더니 상당히 적극적으로 내부에 소식을 전해 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달에만 16건 보도할 정도였는데요. 내용은 주로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비판하면서 베네수엘라와의 연대를 암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던 북한이 정작 마두로가 생포된 이후로는 침묵하고 있는 것인데, 이유는 결국 북한 체제와 유사한 권위주의 정권의 지도자가 한 순간에 권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해외 권력자들의 축출 소식은 한참이 지난 후에 아주 짧게 보도하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일례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됐다가 2006년 12월 교수형에 처해 졌을 때는 18일이 지나서야 내각 기관지에 개인 필명 형식으로 관련 사실을 간략하게만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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