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내일 변론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이른바 결심 공판인데, 변론이 종결되는 시점에는 피고인에 대한 구형이 이뤄집니다. 내일 오전부터 재판이 진행되지만,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피고인이 8명이나 돼서 내일 [이브닝 브리핑 ]을 통해 구형량을 포함한 결심 공판 내용을 충실히 전해 드릴 수 있을지 불명확합니다. 그래서 가장 큰 관심사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구형에 대해 미리 전망해 보는 내용을 담아봤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내란죄에 대해 형법이 정한 형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87조(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도 같다.
내란 우두머리에 대해서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데 수감된 상태에서 노역을 하지 않는 금고형은 배제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시각이라고 보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 좁혀집니다.
전두환, 노태우 사건과 내란죄 형량 비교
윤석열 피고인에 대한 구형량이나 선고 형량을 얘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례가 내란죄 등으로 처벌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사건입니다. 내란죄로 기소된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겠죠.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내란 수괴(우두머리),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에 대한 구형량은 사형이었습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됐습니다. 그 뒤 전두환 씨는 1심에서 구형대로 사형이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는 1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7년형으로 감형된 뒤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전두환 사건과 비교, 실질적 '사형폐지국' 감안...'무기징역 구형' 예상
그럼 이번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윤석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될 것으로 보는 의견은 전두환 씨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12.12와 5.18 때는 많은 인명의 살상이 있었던 반면, 어쨌든 위헌 위법적인 비상계엄으로 국헌을 문란하게 했다고 해도 죽은 사람은 없지 않느냐는 견해가 있습니다. 또 전두환 씨는 일개 장군이 정국 혼란기에 군사력을 동원해 권력을 찬탈한 범죄인 반면, 윤 피고인은 현직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 유지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대한민국이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어서 어차피 사형을 집행하지도 못할 텐데,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는 것은 일종의 '쇼'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도 무기징역 구형을 예상하는 근거인 것 같습니다.
범죄 부인하고 반성 안 해 감경 사유 없어..'사형 구형' 예상
반면, 사형 구형을 예상하는 견해는 윤석열 피고인을 무기징역으로 '봐줄'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봅니다. 헌법재판인 탄핵심판은 물론 체포와 수사, 재판으로 이어진 형사사법 절차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바 없고 반성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정당한 행위였다고 항변하는 만큼 감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전두환 씨의 경우 1심 재판에서 사형,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경됐지만 이는 재판 과정이기 때문에 특검의 구형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견해도 있습니다.
피고인들 간 '형평성' 문제..."중요임무종사죄와 구별 필요"
두 번째로 특검이 내일 피고인 8명에 대해 구형하는데, 피고인들 간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형평성은 특검팀에서 제시한 구형 기준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피고인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인데,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경우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특검의 구형량이 징역 15년이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의 경우, 한덕수 전 총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란 범죄를 사전 모의하고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위법의 심각성을 감안해 김용현 전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다면, 중요임무종사보다 중한 범죄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에 대해 동일하게 무기징역을 구형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윤석열 피고인에게 사형이 구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의 근거입니다.
실질적 '사형폐지국'이어도 구형..'범죄 억제' 위해 사형 구형 가능성
세 번째로 한국이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니, 사형 구형은 안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의대생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한 사건, 20대 남성이 택시기사를 살해한 사건 등입니다. 모두 극도로 흉악한 잔혹 범죄들입니다. 검찰은 법에 근거해 사형에 처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피고인의 법적 책임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형을 구형합니다. 다만 법원이 구형량대로 선고하지 않을 뿐입니다.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입니다. 그러므로, 특검이 '비상계엄을 통한 폭동, 내란'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범죄 억제 기능'을 내세워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국민 시선과 정치권 반응..정청래 "사형 구형 안 하는 게 이상한 것"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시선과 정치권의 반응에 대한 판단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2차 종합 특검이 추진되는 상황은 조은석 내란특검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3대 특검 중 다른 특검 쪽에서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더 있긴 하지만, 내란과 외환 혐의 부분도 추가 수사가 이뤄질 상황에서 조은석 특검이 윤 피고인을 봐줬다는 얘기는 피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정청래 대표는 그제 "구형은 당연히 사형이지 않을까.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구형은 특검이 제시하는 의견일 뿐이고, 판결은 법관의 몫입니다. 법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고민거리입니다. 조은석 특검이 사형을 구형해도, 결정은 지귀연 부장판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검은 고민거리를 떠안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사형 구형을 예상하는 시각의 근거입니다.
내란특검팀은 오늘 오후 3시부터 특검보는 물론 수사에 참여했다가 검찰로 돌아갔던 검사들까지 모여서 구형량에 대해 숙의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견해들이 이 회의에서 논의됐을 것으로 봅니다. 내일 결심 공판에서는 특검의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후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순차적으로 이뤄집니다. 그전에 피고인들이 오전부터 증거에 대한 의견 진술을 할 예정이어서, 구형은 오후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피고인 구형이 가장 큰 관심사일 텐데, 재판부가 피고인 8명에 대해 한 명씩 절차(특검 구형부터 피고인 최후 진술까지)를 진행할지 아니면 피고인들을 묶어 한꺼번에 절차를 진행할지도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서, 구형 결과가 알려질 시점은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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