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뒤 자신을 향해 고조되는 '위협'에 맞서 "무기를 들겠다"고 현지시간 5일 밝혔습니다.
좌익 게릴라 단체 'M-19' 출신인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모든 협박은 불법적 행위"라며 "저는 1989년 정부와의 평화 협정 이후 다시는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조국을 위해 원치 않는 무기를 다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30여 년 전 M-19가 무장 반란을 중단하고 제도권에 편입됐다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콜롬비아 대통령을 (미국에서) 체포한다면, '민중의 재규어'를 풀어놓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민중의 재규어'는 큰 규모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저항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입니다.
페트로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야음을 틈탄 미국 당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내에서 자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에 대해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라고 맹비난하면서,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군사 작전을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콜롬비아 정상은 "트럼프 발언을 정확히 번역해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나는 마약 밀매업자가 아니며 누구도 내가 월급 이상을 썼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는 '콜롬비아 당국자들이 페트로 대통령과 달리 우리와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말했다는 외신 보도에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그(루비오)의 정보는 마피아와 긴밀히 연결된 콜롬비아 정치인들의 이익에서 비롯된, 완전히 허위"라며 "그런 거짓말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정보국 내 고위급 여러 명을 해임하도록 지시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코카인 업계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는 카우카주(州) 플라테아도 지역에 대한 코카(마약 코카인 원료 식물) 재배지 해체 노력을 비롯해, 콜롬비아 이전 정부와 달리 마약 밀매 억제를 위한 자발적 대체 작물 경작 확대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힙니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친미 노선을 유지하다 2022년 페트로 정부 출범 후 거리를 두게 된 콜롬비아와 지난해부터 사실상 '절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초부터 관세 부과와 이민자 본국 송환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어깃장을 놓던 페트로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견제하다 콜롬비아를 약 30년 만에 마약 퇴치 비협력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아예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실제 마두로처럼 콜롬비아 정상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입니다.
인구·경제 규모 면에서 브라질에 이은 남미 2위 그룹인 콜롬비아는 오랜 내전과 분쟁의 역사를 거치며 비교적 단단한 군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위협은 오는 5월 치러질 콜롬비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중미 온두라스 대선에서도 우파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표심에 노골적으로 개입했습니다.
실제 온두라스에서는 우파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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