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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항일역사' 강조한 시진핑…중일 갈등 속 지지 확보 노력

'한·중 항일역사' 강조한 시진핑…중일 갈등 속 지지 확보 노력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이재명 대통령

중국은 2개월 만에 다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과의 갈등 상황을 의식한 듯 한중 양국의 역사·전략적 '공통분모'를 내세우는 한편, 대만 문제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관련 중국의 공식 발표문은 지난해 11월 1일 경주 정상회담 공식 발표문과 비슷한 중국어 1천200 여자 분량으로 공개됐습니다.

이날 중국 발표문에 나온 시 주석의 언급을 보면 "대(對) 한국 정책은 연속성·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각자가 선택한 발전 경로를 존중하면서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고려해 대화·협상으로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 등의 표현은 두 달 전과 큰 변화 없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녹색 산업, 실버 경제 등을 신흥 협력 영역을 지목하거나 양국이 함께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다자 무역 체제를 지키자고 제안한 것 역시 반복됐습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날 "중한의 경제 연계는 긴밀하고 산업망·공급망은 깊이 얽혀있다"면서 "발전 전략의 연결(對接)과 정책 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이익의 케이크를 키워야 한다"는 말로 지난해 경주 회담에서 천명한 한중 양국의 협력 강화 기조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이날 발표문에서 새롭게 힘을 실은 것은 일본과 대만 문제입니다.

발표문에서 시 주석은 "중한은 지역 평화 수호와 글로벌 발전 촉진의 측면에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고, 광범위한 이익 교집합이 있다"며 "응당 단호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 주석은 "80여 년 전 중한 양국은 큰 민족적 희생을 해 일본 군국주의 항전 승리를 얻어냈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제3국인 일본을 직접 거명하면서 '항일'이라는 역사적 공통점을 내세우고, 그것을 역내 평화에 대한 양국의 책임과 양국 간 공동이익으로 연결하는 논리입니다.

시 주석은 이날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균형 있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통해 사실상 미국을 비판하는 말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날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 점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이날 일본 관련 언급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발생한 중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중국은 이날 이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할 때도 '일본'과 '대만' 문제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중국 발표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을 향해 "한중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항전했다. 한국은 중국이 한국의 재중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이 대통령이 "한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을 견지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앙국의 핵심 이익 및 중대 우려 존중이나 중국이 '핵심 이익 중의 핵심'으로 꼽는 대만 관련 원칙적 입장 등은 한국이 새롭게 내세운 것이 아니지만, 두 달 전 정상회담 당시 중국 발표 자료에서는 별도로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중국중앙TV(CCTV)는 이 대통령이 이번 국빈 방문 전에 한 인터뷰를 방영하면서도 한국의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부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이날 발표 자료에서 대중문화 교류(이른바 '한한령')나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 등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중 간 주요 이견 사항은 아예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한국과 중국이) 함께 모색하겠다"고 언급한 내용 등 북한과 관련한 부분 역시 발표문에 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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