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대 모습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다음 날 영미권 언론매체들은 대체로 강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간 4일 "미국의 마두로 생포에 대한 가디언의 견해: 트럼프가 세계 유일 초강대국을 불량국가로 만들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가디언은 사설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무력을 배경으로 최소한의 대가만 치르고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문제를 마두로 축출의 명분으로 삼았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는다며, 석유의 유혹, 마초스러운 힘의 과시, 그리고 국내 인기가 하락하는 와중에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본인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디언은 또 "전 세계적 반응, 특히 유럽의 반응은 명예스러운 일부 예외는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소극적이었다"며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죄악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강력한 반응은 환영할 만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유엔이 갈수록 현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조직이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트럼프의 4년 임기 중 1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경을 비롯한 이들은 지금 침묵을 지키면 후회할 수도 있다"며 "다음에는 어떤 일, 혹은 어떤 인물이 나타날지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의 무모한 베네수엘라 개입"이라는 제목으로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들어가서"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을 인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은 트럼프 집권 하에서 미국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미국이 1945년 이래 통용돼 온 국제법의 까다로운 세부사항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며 서반구에서는 마음대로 개입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제러미 보언 BBC 국제부장은 기명 칼럼으로 "트럼프의 행동은 지구 전체에 걸쳐 권위주의적 강대국들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칼럼을 실었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작전이 베네수엘라 국경을 훨씬 넘어 지속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희망' 발언 후 그린란드와 덴마크가 느끼는 불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을 노리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략 중인 러시아가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조치를 선례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한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정치학자인 라한 메논 미국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가디언에 실은 칼럼에서 베네수엘라에 마약조직과 권위주의 통치 등 많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트럼프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트럼프의 주장들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마두로 납치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고 이번 성공에 도취한 트럼프가 현재 전국적 소요가 일어나고 있는 이란에도 개입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생어와 타일러 페이저가 집필한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선언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지배권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이 "위험한 새 시대"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 영토와 자원을 강탈하던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 시대로 되돌려 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운영'에 대해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윤리적·법적 비판은 삼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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