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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피범벅" 창원 모텔서 살해당한 아이들…307호의 비밀

살해당한 아이들, '각목 치기' 누명까지?…모텔 307호에서 무슨 일이?

"입구부터 피범벅" 창원 모텔서 살해당한 아이들…307호의 비밀
그알
왜 아이들은 그곳에서 죽임을 당해야만 했나.

어제(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감춰진 학살, 307호의 비밀 - 창원 모텔 살인 사건'이라는 부제로 창원 모텔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해 12월 3일,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 같다는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에 119 구급대가 긴급 출동했다. 이들이 도착한 창원의 한 모텔 307호의 내부는 입구부터 피범벅이었다.

좁은 모텔 화장실 안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세 사람이 발견되었다. 모두 14살의 중학생이었던 피해자들 중 두 사람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나머지 한 명은 중상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그리고 모텔 내부에는 또 한명의 14살 중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살해한 가해자 26세 표 씨는 범행 후 투신 해 사망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사건의 피해자들이 조건 만남으로 성인 남성을 유인한 뒤 금품을 갈취하는 이른바 '각목 치기'를 하려다가 살해된 것이라며 피해자를 모욕하고 조롱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었던 것. 그리고 어떤 이들은 가해자를 두둔하고 그의 사망을 동정하기도 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피해자는 '각목 치기'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방송 측에 사건의 진상을 알아봐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오픈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여중생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에 격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알려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텔 근처의 CCTV 영상부터 확인했다. 사건 당일 노래방에 갔던 피해자 별이와 수빈이. 둘은 각각 친구인 연우, 민준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

잠시 후 별이와 연우가 노래방을 나섰고 사건이 발생한 모텔 근처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또다른 두 명의 친구도 함께였다. 잠시 후 CCTV에 포착된 표 씨.

표 씨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모텔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른 별이와 연우.

그리고 얼마 후 수빈과 민준이 모텔 정문 앞에 등장했고,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고3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표씨는 중2인 별이에게 접근해 사고가 난 날 계속 연락을 했다. 별이는 그의 연락을 계속 무시하다 메시지를 받고 모텔로 향했다. 그리고 연우는 별이와 함께 모텔로 들어간지 6분만에 밖으로 나왔다.

당시 표 씨의 제지에 별이만 모텔방 안으로 들어갔고 객실 안에서 쿵쾅 소리가 들리자 연우는 수빈에게 연락을 해서 구해달라고 요청했던 것. 이에 별이의 남자 친구였던 수빈과 그의 친구 민준은 연락을 받고 곧바로 달려왔던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아이들은 후문이 아닌 정문으로 들어갔다. 또한 수빈은 당시 사촌형에게 연락해서 "형 무서운 형 알아?"하고 묻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2인 아이들은 상대가 고3이라는 이야기에 어떻게든 자신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던 것. 하지만 두려움을 감출 수 없었고 이에 사촌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텔 안으로 들어간 아이들. 그리고 30여분 후 경찰이 도착했고 잠시 후 표 씨가 투신했다.

전문가는 사건 현장을 보고 "가해자가 일방적인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분석했다. 장례지도사도 수빈의 시신에서 저항흔이 전혀 없었다며 의아해했다.

이에 생존자인 연우는 "우리가 신고를 할까봐 표 씨가 휴대전화를 모두 빼앗았다. 그리고 자해를 하며 위협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후 표 씨는 별이의 남자친구였던 수빈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망치로 머리를 때린 후 칼로 목을 찔렀고, 민준도 같은 방법으로 공격했다. 또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는 별이도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는 것.

세 아이들을 화장실로 옮긴 표 씨는 이어 연우를 공격하려고 했으나 그때 경찰이 도착해서 문을 두드리자 공격은 끝이 났다. 그리고 표 씨는 "너 왜 살려주는지 알아? 깡이 있어서 살려준다"라는 말이나 남기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2019년, 20살이었던 표 씨는 14살인 피해자를 협박 후 강간해 징역 5년, 보호관찰 5년을 판결을 받았다. 이번처럼 SNS에서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표 씨. 당시 수사 기관은 표 씨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표 씨가 어리다며 전자발찌 부착을 기각하고 보호관찰 5년 처분만 내렸던 것. 그리고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아 표 씨는 끔찍한 사건을 또 저지르고 말았다.

제작진은 보호관찰소에 알린 그의 주소인 고시텔로 가서 그의 물건들을 살폈다. 그곳에서는 그의 성격이 보이는 물건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칼, 화살촉 등 사용 목적이 의아한 물건들도 발견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이러한 그의 물건들이 12월 3일, 사건 당일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그의 짐을 옮긴 용달 기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모텔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던 당시 용달 기사와 통화를 한 표 씨. 이에 용달 기사는 "평범하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조용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은 표 씨의 여자친구로 보이는 30대 여성과 지구대 경찰들이 짐을 정리해 전달한 것을 배달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현장인 모텔에서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의 장소에서 옮겨온 짐이라는 것.

활, 화살, 새총, 쇠구슬 등 여자 친구와 살던 집으로 위험한 물건을 배달시킨 표 씨. 그는 여자 친구와 범행 직전 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구대 관계자들은 사건 당일 표 씨와 관련된 여성의 문제로 출동한 적 없다며 그 날의 출동에 대해 답을 피했다.

그리고 한 제보자는 표 씨가 살인 3시간 전 누군가가 차려준 밥상 사진과 함께 SNS에 올린 메시지를 공개했다.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 또 버림받고 결국 제발 죽으라는 세상한테 졌다"라는 비관적인 내용의 메시지.

16살의 제보자는 표 씨가 출소한지 4개월도 안 돼서 오픈채팅으로 자신의 친구인 미성년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 연상의 여자 친구와 교제를 시작했고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잦은 트러블이 발생했다고. 그러다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를 받은 표 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아무 것도 보이는 거 없다. 자살 할거다. 누구 죽이고 따라 죽을 거다"라는 말을 친구에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경찰에 의해 여자친구와 강제분리되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것이 그의 트리거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 여친에게 접근하지 못하자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다른 대상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중 사건 당일 표 씨가 타투 예약을 했던 타투이스트에게서 그가 경찰서에 있다며 보내온 사진을 확인했다. 이는 사건 당일 표 씨가 지구대에서 조사 받은 뒤 강제 분리 조치가 된 것을 입증하는 것.

전문가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여자친구와 강제 분리가 된 것으로 본인의 비관적인 사고를 강화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건을 촉발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 분석했다.

또한 제작진은 취재중 경찰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라는 당부를 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제작진은 경찰 측에 표 씨와 전 여자친구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자 경찰 측은 창원 모텔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라 주장했다.

사건 당일 칼과 번개탄 등을 사서 돌아온 표 씨를 보고 놀란 전 여자 친구가 그를 신고했으나 여자 친구의 주장만으로 체포가 불가했다며, 단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분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합성 지구대 관계자들은 여자 친구를 협박하고 위협한 혐의로 표 씨를 조사했고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가장 먼저 자살한 그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의 연관성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가 한 두명이 아니었고 학살이 발생해버렸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사건에 대한 오해가 생겼음에도 사실은 이랬습니다 하고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숨겼다고 밖에 해석이 안 된다"라며 "이걸 왜 숨기게 되었나,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비난이나 평가가 이뤄진다면 즉시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경찰의 의무이자 도리라며 왜 즉시 바로잡지 않았는지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은 표 씨에 대해 보호관찰관에게 연락을 안 한 이유에 대해 단순 폭행 협박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서는 통보를 할 의무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전문가는 부처 간 유기적인 정보 연결과 협력이 잘 안 되고 있다며 하루 빨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는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은 그에게 전자발찌 대신 내려진 조치가 너무나 허술하다. 나이도 어린데 전자발찌는 너무한 거 아니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할 수 있는 것들 마저도 좀 더 부실하게 만드는 게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재판부의 판결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흉기를 소기한 채 여자친구를 협박한 일로 조사를 받은 표 씨. 이는 특수 협박 혐의에 해당됐다. 그러나 보호관찰소는 이 사실에 대해 지구대로 부터 연락받은 사실은 없다며 다른 경로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했고 다만, 여자친구와 분리된 상황이라 다음날 그를 소환조사할 생각이었는데 그 전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경찰은 특수 협박으로 조사할 당시 보호관찰 대상임을 인지했으나 알리지 않은 이유는 규정 때문이라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대상자에 대해서는 보호관찰소와 협력하라는 규정이 있지만 일반보호관찰 대상에 대한 규정은 없다"라고 규정에 따르면 자신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창원 모텔 살인 사건은 해묵은 과제와 시급한 숙제가 무엇인지 총체적이고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실효성이 없는 제약만 걸어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인을 5년만에 사회로 돌려보낸 사법부, 주소를 속이며 또다시 온라인 채팅으로 미성년자를 만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보호관찰소, 사건의 내막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를 감추며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이 이른바 각목치기로 오해받는 걸 방관한 경찰.

감춰졌던 학살, 숨겨졌던 참사는 반성을 모르며 책임만 미뤄온 우리사회 어른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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