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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 키우는 시칠리아섬…레몬 대신 바나나

열대과일 키우는 시칠리아섬…레몬 대신 바나나
▲ 이탈리아 레몬

기후 위기가 불러온 기록적인 폭염 탓에 레몬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주력 작물이 바뀌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시칠리아 농가는 매년 반복되는 폭염으로 오렌지·레몬 재배가 어려워지자 바나나·아보카도 등을 대신 키우고 있습니다.

레몬으로 유명한 시칠리아섬에서 열대 과일은 생소한 작물이었지만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계 글로벌 바나나 생산·수출 대기업인 치키타의 시칠리아섬 진출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힙니다.

치키타는 작년 9월부터 시칠리아섬에서 2만 그루의 바나나 묘목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한 농부단체는 에트나 화산 자락 680 에이커(약 83만 평)의 땅에 아보카도와 망고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파파야·리치도 이미 시험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에트나 화산을 타고 상승한 뜨거운 공기가 많은 비를 만들면서 열대 과일 재배에 적합한 환경이 됐다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입니다.

주력 작물의 변화는 시칠리아섬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최대 농어민협회인 콜디레티의 전문가 로렌초 바차나는 "이탈리아 남부 농지의 약 3천700 에이커(약 453만 평)에서 열대 과일이 자라고 있고 이 면적은 더 늘 것"이라며 "기온 상승과 폭우가 결합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이탈리아의 주력 재배 작물이 달라지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탈리아의 요리 문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잇따른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줄고 있어 이탈리아 파스타 산업의 수요량을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누텔라 생산에 핵심적인 헤이즐넛도 기상 이변과 해충 피해 등으로 3년 연속 수확이 부진했습니다.

기온 상승이 포도의 당도를 끌어올리면서 지역 와인의 알코올 도수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타임스는 "기후 위기가 이탈리아의 요리 문화를 바꿀 수 있겠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전통 식재료로 리치를 내세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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