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전구가 공개한 실사격 훈련 현장 영상
미국의 사상 최대 규모 타이완 무기 수출에 반발해 지난 29일 '타이완 포위 훈련'에 돌입한 중국군이 30일까지 이틀에 걸쳐 타이완 북부와 남부 해역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등 실사격 훈련을 했습니다.
중국군은 육·해·공·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을 전개하며 타이완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고 타이완 당국은 국제사회에 규탄을 촉구했습니다.
30일 중국중앙TV(CCTV)와 AFP·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타이완 북부와 남부 해역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공지에서 동부전구 구축함·호위함과 전폭기 등이 타이완 섬 남북 양단 해역에서 검증·식별과 경고·퇴거, 모의 타격, 해상 돌격, 방공·대잠수함 등 훈련에 나섰다며 "해·공군 협동과 일체화된 봉쇄 능력을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동부전구는 또 별도 발표를 통해 "30일 오전 9시 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타이완 북부 관련 해역을 대상으로 원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했으며, 예상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후에는 "30일 오후 1시 타이완 남해 상에서 장거리 합동 타격 모의 훈련을 실시해 예상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AFP통신은 타이완에 가장 가까운 본토 지역인 푸젠성 핑탄에 있는 자사 기자들이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최소 10발의 로켓이 발사돼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동부전구는 타이완 동부 해역 훈련 내용도 이날 오후 공개했습니다.
강습상륙함, 구축함, 호위함, 무인기 등 병력이 동원된 이 훈련은 정예 병력의 돌파 및 기습, 주요 항만 장악 등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전날 시작된 중국군의 타이완 포위 훈련은 해·공군의 전투 대비 순찰과 종합 통제권 탈취, 주요 항만·지역 봉쇄, 외곽·입체 차단 등이 중점 훈련 목표라고 동부전구는 설명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해양안전국이 전날 실사격 훈련 구역 두 곳을 추가로 지정함에 따라 이번 '정의의 사명 2025' 훈련은 훈련범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타이완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 130대와 중국 함정 22척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는 중국 군용기 71대와 군함 13척이 포착됐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35대가 해협 중간선을 넘어섰고 선박 13척이 타이완의 접속수역에 진입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부와 남서부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로켓 27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측이 발표한 훈련 구역 범위가 타이완 섬에 최근접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긴장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중국 측이 설정한 훈련 구역이 타이완의 접속수역인 24해리 이내를 포함하며 일부는 심지어 영해(12해리)에도 걸쳐 있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훈련 이튿날인 이날 구리슝 타이완 국방부장(장관)은 북부 지역에서 실시된 실사격 훈련의 낙탄 구역이 24해리 인근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군의 로켓이 떨어진 지점이 이전의 훈련들과 비교해 섬에 가장 근접했다고 타이완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타이완 교통부 민항국은 중국군이 예고한 실사격 훈련과 관련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타이완해협 주변에 임시 위험 구역 7곳을 설정하고 항공기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선 일부가 지연·취소되는 등 항공편 총 941편과 승객 10만 명이 영향받을 것이라고 민항국은 부연했습니다.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이날 중국군 훈련에 대해 "타이완은 현재 다양한 괴롭힘과 영향력 행사에 직면해 있다.
중국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박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으며 이는 책임 있는 주요 강대국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중국군의 이번 훈련은 지난 4월 초에 실시된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 이후 만 8개월 만으로 미국이 이달 18일 타이완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 540만 달러(약 16조 원)어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이 빌미가 됐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군사훈련은 무력으로 독립을 꾀하는 '타이완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징계"라면서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번 훈련이 미국과 대만의 무기 거래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의에 "이번 훈련은 '타이완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무기 판매 승인 당일 "미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스스로 지른 불에 불탈 것"이라고 반발한 데 이어 26일에는 미국 주요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자 10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이번 훈련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면서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중국이 그 지역에서 20년 동안 해군 훈련을 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훈련에 대해 각국이 공동으로 규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는 타이완 해협의 현상 유지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며 현상을 변경하는 어떠한 일방적 조치에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시민들은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수도 타이베이의 한 시장 상인은 AFP에 "전쟁은 불가능하다"며 "만약 정말로 타이완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셜미디어 계정 게시 영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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