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택배노동자 고 오승용 씨와 관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오늘(30일) "산업재해에 해당함이 상당하다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쿠팡 협력업체 소속 택배기사인 오 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2시 10분쯤 제주시 오라2동 한 도로에서 1t 트럭을 몰다 전신주를 들이받아 중상을 입었고, 당일 오후 3시 10분쯤 사망했습니다.
오 씨의 유족은 이날 청문회에 방청인으로 나와 "장례식장에 쿠팡 직원이 1명도 오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연락조차 없이 묵인하고 있다. 사과하는 게 힘드냐"면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헤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정말로 죄송하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지만, 산재 인정과 보상 요구에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날 노동부는 쿠팡의 인사관리제도에 위법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인사관리제도를 이용해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은 개인 성과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인사관리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등급은 '탑티어(TT)-하이밸류 플러스(HV+)-하이밸류(HV)-리스트 이펙티브(LE)' 4단계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하위 10%에 부여하는 LE 등급을 받은 직원은 성과개선계획(PIP)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합니다.
일부 직원들은 PIP 프로그램 과정에서 과도한 과제 등이 난무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퇴사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안 의원은 "쿠팡에 LE 저성과자 평가 제도가 있나"라고 물었고, 로저스 대표는 "성과 측정시스템이 있고,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라며 "한국 법령에 맞게 PIP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안 의원은 "PIP 대상자의 30%가 권고사직, 19%가 전보·감봉 등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PIP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PIP를 수료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와 관련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인사관리제도는) 합리적 기준이 있어야 하고, 정당한 직무 전환 기회 등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쿠팡 인사관리제도가 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태 확인을 통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조치 등을 권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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