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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감면 '강수'에 서학개미는 얼마나 돌아올까? [스프]

[뉴스스프링] 환율전쟁 ? '해외주식 양도세 감면'의 이면

가격 등락폭의 2,3배로 연동하는 레버리지ETF는 한국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끈다. AI산업 기대감 속에 최근 큰 폭의 상승으로 평가가치가 올랐거나 차익을 거둔 사례가 많기 때문인데, 최근 거품론이 불거지며 하락할 때는 반대로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고위험 금융상품이지만 해외 주식투자가 활성화하고, 특히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거래가 매우 간편한 국내 여건에선 접근성이 매우 높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로 보면 국내 투자자가 가진 미국 증시상장ETF 중에 이런 고위험(레버리지, 인버스)ETF 비중이 39%나 된다. 23조 원이 넘는 액수이다. 테슬라의 2개 레버리지 종목인 'TSLL'의 경우, 한국인 보유비중이 44%나 되니 금융당국도 부담을 느낄만하다. 미국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홍콩 지사를 통해 한국인 개인투자자 마케팅을 강화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가 해외투자 영업, 특히 매수시 현금지급 등의 마케팅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서학개미들 입장에서 이런 투자 열기는 고수익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반론이 많다. 특히 집값의 계속된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 증가, 노후에 대한 불안감, 또 계속 커지는 소득격차의 구조가 그렇다. 그래서 원화 가치가 낮아 진땀을 빼는 통화당국이 서학개미들을 탓하는 것에 큰 반발이 나온다.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면서 수년 동안 박스피 비판을 들어 온 국내증시와 반도체 편중이 심한 증시 생태계는 여전히 '지능순'같은 불만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올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전망 속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해 다시 엔비디아나 테슬라를 사는 개미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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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유턴'시 양도세 감면, 절세효과 확실한데…
환율을 잡기위해 모든 관계기관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시장으로 복귀하는 서학개미 투자자에겐 '해외주식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대책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서학개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각하고, 그 자금을 5천만 원 한도에서 국내 주식에 1년 동안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세를 1년 동안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는 해외상장 주식을 팔아서 번 수익은 250만 원까지 기본 공제되고, 나머지 수익에 지방세를 합쳐 22% 세금이 부과된다. 만약 서학개미 투자자가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서 매매차익으로 1천만 원 수익이 났다고 하면, 250만 원 공제를 빼고 나머지 750만 원에 대해서, 165만 원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로 낸다. 그런데, 이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판돈을, 국내 RIA계좌로 옮겨 넣고 국내주식을 사면, 안내도 된다는 것이다. 내후년에 부과될 양도세가 감면된다. 정부는 다만, 해당 자금이 국내증시로 복귀하는 시점에 따라 세액감면에 차등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1분기 복귀하는 자금엔 100%, 2분기에는 80%, 3분기에는 50%를 감면해주는 식이다.

그만큼 일단 이번 연말, 연초에 달러당 1500원과 같은 심각한 상황이 오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의도가 크고, 그래서 1분기에 돌아오는 서학개미 투자자에게 혜택을 많이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10% 이상 국장 복귀할 것" vs "팔고 다시 매수할 것"
하지만, 실제 개미투자자들의 반응을 보면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대책이 구체화되려면 일러야 1월 말로 예상되는데, 한도가 있는 세제 혜택만을 위해서 상승 여력이 있는 해외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을 거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환율 대책으로 효과를 내려면, 복귀 자금 한도를 5천만 원으로 할 경우, 큰 규모로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한국의 해외주식 양도세는 '손익상계방식'이어서, 소액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연말에 일시적으로 매도해서 손실로 반영하면 과세표준액이 줄어드는 절세 방식을 많이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제한도인 250만원 안쪽으로 수익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또 다른 요인은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을 모두 거래하는 게 일반적이란 점이다. 5천만 원 한도로 해외주식 자금을 돌려 절세효과를 누리면서, 유망 주식은 국내주식을 매도한 자금으로 재매수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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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국내주식으로 자금을 옮길 여지는 있다. 최근 AI거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가 등락을 계속하는 상황인데, 국내 증시는 반도체 종목이 상당히 좋은 전망을 낳으면서 코스피가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시점이란 분석이 많다. 정부는 1천754억 달러 규모의 해외주식 보유분에서 10% 정도만 원화로 환전돼 국장으로 유입된다면 환율 안정에는 작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 대책일 뿐, 국내증시 활성화 대책 서둘러야
이번 대책은 모두 '조세특례제한법' 사안이어서 앞으로 당정협의, 국회 법 개정 논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세부적으론 조정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정부는 24일 발표 후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해외투자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은 30%를 넘었다.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던 만큼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환율에 대한 영향이 크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론 해외주식 관련 소득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었지만, '환율 문제가 서학개미 탓이냐?'는 비판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는 좋아졌지만, 그전에 수년 동안 '박스피'의 오명으로 외면을 받아왔고, 집값 억제에도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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