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레오 14세, 즉위 후 성탄전야 미사 첫 집전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처음으로 집전한 성탄절 전야 미사에서 인간 존엄성을 강조했습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현지시간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탄절 전야미사의 강론에서 "인간을 위한 자리가 없다면 하느님이 계실 자리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인간과 하느님 중에) 어느 하나를 거부하는 것은 다른 하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따라 창조돼 하느님을 품고 있는 만큼 가난과 소외 등 어려움을 겪는 인간을 외면하는 행위는 하느님을 거부하는 행위라는 메시지입니다.
레오 14세는 "주님께서는 우리의 눈먼 상태를 치유하기 위해 세상이 창조될 때부터 시작된 사랑의 계획에 따라 당신의 참된 형상을 반영하는 각 인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로 선택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성탄절 전야 미사 강론을 인용해 "이 오류를 전혀 깨닫지 못해 하느님의 섭리에 따른 진리가 불분명해지는 한 다른 사람들, 어린이들, 가난한 이들, 이방인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어려움에 처한 인간을 존중하고 도움의 손을 뻗을 때 하느님이 함께할 자리가 있다"며 그렇게 한다면 "마구간조차도 성전보다 신성해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이 지난 5월 즉위 후 이민자와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것에 신경을 써 왔다며 이번 강론에 대해 "여관에 방이 없어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 탄생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가난한 사람과 이방인을 돕지 않은 것은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알려줬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미사에는 가톨릭 신자 6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성 베드로 광장에도 5천여 명이 모여 스크린을 통해 교황이 집전한 미사를 지켜봤습니다.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전통을 되살려 25일 성탄절 당일 미사도 집전할 계획입니다.
또 성 베드로 대성당에 모인 군중 앞에서 부활절과 성탄절에 내놓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를 통해 전 세계를 향한 메시지와 축복을 전할 예정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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