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 "두렵고 무서웠다"…임원들 벌벌 떤 김범석의 실체
01:41 "열심히 일하지 않았을 것!" 김범석 의장이 바라본 노동자
03:07 김범석 의장의 새로운 계획?
04:10 "쿠팡보다 싸? 11번가 가격 높여!"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공개적인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김 의장의 아주 많은 것들이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특히 이번엔 3천만 명이 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었는데 김 의장은 사퇴 이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고 국회 청문회에도 불출석했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대규모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1. "두렵고 무서웠다"…임원들 벌벌 떤 김범석의 실체
먼저 김범석 의장의 리더십은 어땠을까요? 임원들에게 wartime 리더십, 전시 상황에서의 질책의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김 의장이 실제로 임원들에게 그런 언행을 했다는 증언도 여럿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선지 김 의장이 쿠팡 한국법인의 대표였던 지난 2020년 임원들의 대화를 보면 임원들은 김 의장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지시가 내려오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규제 기관의 조사보다도 김 의장이 더 무섭다는 대화도 나눴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김범석 의장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했던 고 장덕준 씨 사건에 대해 메신저로 개인정보보호 최고 책임자에게 강하게 질책합니다. 내일 국회 청문회가 열리는데 이런 식으로 자료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에 책임자는 여러 명이 같이 영상을 살펴봤을 때 고 장덕준 씨가 열심히 일한 흔적이 있다라고 보고를 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김범석 의장의 반응은 참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고 장덕준 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말라고 지시를 하는데 이게 회사에 불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2. "열심히 일하지 않았을 것!" 김범석 의장이 바라본 노동자
쿠팡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인식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시간제로 일하는 노동자가 어떻게 열심히 일할 수가 있냐 결코 열심히 일하지 않았을 거란 인식이 강합니다. 쿠팡이란 회사는 물류 배송을 기반으로, 즉 현장 노동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회사인데 이에 대한 존중을 찾기가 어려운 겁니다. 당시 쿠팡에서는 장 씨가 일했던 장소의 CCTV를 분석하면서 화장실 간 시간, 음료수 마신 시간을 분초 단위로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요? 고 장덕준 씨가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어떻게든 찾고 싶었던 겁니다. 다른 노동자의 사망 사고는 어땠을까요? 숨진 노동자의 유족에게 자료를 최대한 적게 주고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은 이후로도 계속됩니다.
[최규석/故 박현경 씨 남편 : (쿠팡 측이) 자기들은 하청을 줬기 때문에, 그쪽 변호사들하고 얘기해라. 울분이 터졌어요. 미쳐요, 그거. 직접적으로 들으면요.]
물류센터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쿠팡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외부 용역 계약 당사자를 쿠팡에서 쿠팡 풀필먼트로 변경하려는 움직임도 쿠팡 본사로 조사가 들어오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경찰 수사나 노동청의 조사가 이뤄지는데 이 조사를 쿠팡이 아닌 자회사로 변경해서 쿠팡은 법적인 책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입니다. 여기까지가 2020년의 일입니다.
3. 김범석 의장의 새로운 계획?
그리고 2021년 김 의장의 다음 스텝이 실행됩니다. 김범석 의장이 한국 대표를 사임하고 미국 LLC의 대표로 옮기고 다른 사람이 한국 쿠팡의 대표로 오게 된 겁니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그 이전인 2021년 5월 대표에서 사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7일 SBS 8시 뉴스에서 고 장덕준 씨에 대한 쿠팡의 은폐 내지 축소 보도가 나가고 나서 국회 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당시 국회에서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출석했는데 이 해롤드 로저스는 고 장덕준 씨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제가 구체적으로 이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럴드 로저스는 고 장덕준 씨 사망 이후의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또한 경영진의 회피로 풀이됩니다.
4. "쿠팡보다 싸? 11번가 가격 높여!"
김범석 의장의 인식에 대한 이야기에 더해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기업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과징금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회사의 향후 사업에서도 아주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공정위원회의 조사입니다. 쿠팡은 후발 주자지만 2020년 당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인터넷 상거래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쿠팡은 과거 가격 매칭이라는 시스템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11번가 같은 플랫폼에서 쿠팡보다 싸게 팔고 있으면 쿠팡이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11번가의 가격을 높이는 쪽으로 압력을 넣어서 가격을 맞췄다는 그런 혐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저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법무팀은 정보보호팀에게 이메일 392건을 삭제하라고 요청합니다.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 이후 정보보호 책임자가 쿠팡의 고위 임원에게 삭제를 진행해도 되겠냐는 문자를 보내자 YES, 하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특정 부서에서 몰래 자료 은닉하거나 삭제한 게 아니라 쿠팡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이외에도 금감원 조사 전에 불법적인 기록을 삭제했다는 내용도 있고 이처럼 내부에서 어떤 기업의 시스템이나 기업 윤리를 기반으로 업무를 처리한다기보다는 효율성이나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과거에 어떤 언행을 했는지 특정 사안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물론 과거의 일이지만 쿠팡이라는 거대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지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합니다. 쿠팡 측은 이러한 내부 자료와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SBS의 질의에 "정당한 쿠팡의 해임 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전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 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우려를 덜어줄 때까지 저희의 보도는 계속될 계획입니다.
(취재 : 박재현,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정한욱 VJ , 영상편집 : 권나연,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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