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적인 사연을 가진 작품이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이 서울을 찾았습니다. 이탈리아 미술관에서 도난당했다가 22년 만에 기적처럼 되돌아온 뒤, 이번에 이탈리아 밖에서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붉은 볼, 붉은 입술에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푸른 눈.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말년작 '여인의 초상'입니다.
1925년 이탈리아 수집가 주세페 리치 오디가 매입해 자신의 미술관에 소장했는데, 1996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X-선 촬영 결과 그림 아래에 또 다른 그림이 있었던 겁니다.
1912년 작으로 사진으로만 남아 있고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작품 위에, 클림트가 덧칠을 해 새로운 작품으로 만든 이중 초상화였습니다.
[이탈리아 리치 오디 미술관 관계자 : 이 작품은 정말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합니다. 한 그림 위에 다른 그림이 겹쳐져 있다는 독특함이 작품의 가치를 더하는 거죠.]
이듬해인 1997년 이 작품은 미술관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됩니다.
세계 10대 도난 미술품으로 인터폴까지 나섰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런데 22년 만인 2019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극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미술관 외벽을 청소하던 중 감춰진 공간에서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도난 경위는 여전히 미궁입니다.
[루치아 피니/리치 오디 미술관장 :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알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건 그 그림이 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피아첸차시의 것이고, 나아가 온 세상의 것이 됐습니다.]
이번 서울 전시는 회수된 지 6년 만에 이탈리아 밖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도난의 아픔을 간직한 터라 방탄 유리까지 설치됐습니다.
리치 오디 미술관의 소장품 70여 점도 함께 와 200여 년에 걸친 이탈리아 근현대 미술 세계를 펼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화,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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