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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받겠다" 생중계 업무보고가 남긴 것…투명성 제고에 과제도

"감시받겠다" 생중계 업무보고가 남긴 것…투명성 제고에 과제도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최초로 시도되며 화제를 모았던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가 막을 내립니다.

오늘(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의 보고를 받는 것으로 올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19일 법무부·성평등가족부에 이르기까지 엿새 동안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통상 1∼3월에 진행하곤 하던 업무보고를 연말에 마무리함으로써 국정의 방향성을 숙지한 상태에서 새해를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특히 이번 업무보고는 기밀을 요하는 일부 외교·안보 관련 사안을 제외하면 모든 부처의 보고와 토론을 가감 없이 생중계됐습니다.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한 것은 역대 최초입니다.

국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뜻을 꾸준히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파놉티콘(원형 감옥)으로 비유되는 '감시의 권력관계' 논의와 연관 지으며 "(이 대통령이)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적인 시도에 여권과 지지층을 중심으로 "신선한 충격"이란 호평이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행정가 출신답게 정부 업무를 디테일까지 들여다보는 듯한 '송곳 질문'을 하고, 모호하게 답하는 공직자는 가차 없이 질책함으로써 지켜보는 국민에게 효능감을 선사하는 특유의 장점을 발휘했습니다.

첫째 주 업무보고를 지켜본 일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이 대통령의 '기준치'에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보강 준비에 나서는 등 공직 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과 실무자의 '직접 소통'이 이뤄지면서 속도감 있는 국정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이 대통령과 실무자들의 토론 내용까지 지켜보며 국정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율되는지 이해도를 높일 기회가 됐습니다.

이 대통령이 16일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가)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고 언급한 것도 생중계의 '득'이 많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소 즉흥적이고 때론 정제되지 않은 발언까지 모두 생중계함에 따라 업무보고의 본질과 무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 점은 향후 보완 방법을 고민해야 할 대목으로 꼽힙니다.

이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에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유사역사학을 신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일이 대표적입니다.

대통령실은 "환단고기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역사학계에서 단호한 입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여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반출 단속 대책 등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답변이 미흡하다며 공개 질타한 일은 '야권 인사 때리기' 프레임을 둘러싼 여야 간 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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